미국의 수능시험에 해당되는 SAT(Scholastic Aptitude Test: 학습능력적성시험)에 올 3월부터 논술(에세이)과목이 포함됨에 따라 채점기준 설정 및 인력 동원 등을 놓고 미국 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SAT를 주관하는 미 대학위원회(College Board)는 지난 주부터 주관식 채점 계획을 확정한 뒤 모의 연습을 하고 있다. SAT 출제사상 67년 만에 처음 논술과목과 고급 독해력(Critical Reading) 테스트 등이 추가되면서 미 전역 고교들은 물론 대학들까지도 어떤 식의 문제가 출제될 것이며 채점과정이 어떻게 공정하게 이뤄질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대학위원회는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지난해 수 천 차례의 샘플링 테스트를 거친 뒤 논술과목 평가의 기준을 6 등급으로 나누고 4등급 이상을 적정수준(Competent)으로 결정키로 했다. 채점은 두 명의 채점자에 점수를 합쳐 백지를 낼 경우의 0점에서, 12점 만점에 이르는 점수분포를 보이게 된다.
수백만명의 고교 2,3학년이 치르게 될 시험인 만큼 채점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전국 15개의 지역 채점센터에 3,000명의 논술 채점자들이 배치돼 1차로 컴퓨터에 의해 검증된 에세이에 점수를 매긴다. 한 채점자는 하루 평균 10시간 동안 약 220개의 에세이를 읽고 평가를 내리게 된다. 물론 문법, 부정확한 표현 수준도 모두 체크된다. 하지만 몇 개의 스펠링 미스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주제와 관련된 사례를 들어 논리적인 표현을 하느냐라고 대학위원회 관계자는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쓰기 기술보다는 내용이 우선"이라면서 "스캇 피츠제랄드는 한 원고에서 7단어 연속 스펠링을 틀렸지만 당대 미국 문단에서 가장 위대한 글을 썼다"고 말했다. 두 채점자가 한 답안지를 놓고 1점 이상 편차를 보일 경우 감독관의 조정을 받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교육당국은 갑자기 높아질 난이도, 짧은 글쓰기 시간, 주관적인 채점 때문에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각오하는 모습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 SAT 무엇이 달라지나
첫째, 에세이(Writing) 영역이 추가됐다. 언어영역에 해당하는 이 부분은 총 800점 만점으로 35분간의 사지선다형 문제와 25분의 에세이로 구성된다. 사지선다형은 주어와 동사의 일치, 동사의 시제, 숙어 사용, 논리적이고 정확한 문장 등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는 반면 에세이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학생이 직접 답안지에 글을 써야 한다.
둘째, 고급 독해력 영역이 확대됐다. 고급 독해력은 언어영역의 한 영역이었으나 새로운 영역으로 독립됐다. 어휘 중심의 단순한 문제에서 탈피, 과학과 역사, 인문학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독해영역으로 확대됐다.
셋째, 수학 영역의 시험에서 기존의 계량비교(Quantitative Comparison) 영역이 제외되고 대수학(Algebra Ⅱ)이 추가됐다. 그만큼 난이도도 높아졌다. 일차함수 등의 비중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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