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서 쿵쿵쿵, 아래층 "잠 못잘 지경" 손배소/ "나홀로 수면장애는 인정 안돼"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나홀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면 위층 거주자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세 들어 살고 있는 집의 벽지와 장판에 곰팡이가 피었다면 세입자가 수리비를 물어야 할까.

서울 남부지법 민사1부(강현 부장판사)는 16일 서울 강서구 모 아파트에 사는 A(58)씨가 위층에서 나는 소음을 견디다 못해 윗집 주인 B(46)씨를 상대로 제기한 2,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B씨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는 "층간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인정된다"며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엇갈린 판결을 내린 바 있다.

A씨와 B씨는 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1997년 11월부터 10층과 11층에 함께 살고 있는 이웃사촌. 하지만 운수업을 해 낮에 잠을 자야 하는 A씨는 위층에서 자꾸 소음이 들리자 "11층 소음으로 수면장애를 겪어 결국 친척집으로 잠자리를 옮겼다"며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A씨는 "위층 소음이 5㎏의 쇠뭉치를 1c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에 따라 아령을 1m 높이에서 직접 떨어뜨리는 현장검증을 실시한 결과, A씨가 주장하는 대로라면 이웃 주민들도 함께 소음에 항의했을 텐데 A씨 외에는 불평을 한 이웃이 없다"며 "B씨가 손해배상을 할 이유가 없다"고 원심을 파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