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올들어 최고 4,000만원이나 오르는 등 시장 반등세가 뚜렷해지고 있다.올 상반기 일반분양을 앞둔 재건축 단지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데 이어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사업 초기단계의 재건축 단지들마저 호가가 1,000만원 이상씩 오르면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건축아파트 시세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과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16일 강남권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일반분양을 앞둔 재건축 단지에 이어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초기 단계 재건축단지의 시세도 들썩이고 있다.
아직 사업승인을 받지 못한 송파구 가락동 가락 시영1·2차 단지는 올들어 대부분 평형에서 3,000만~4,000만원씩 올랐다. 1차 13평형의 경우 지난해 말 3억원을 밑돌던 시세가 최근엔 3억4,000만원 안팎까지 뛰어오르는 등 반등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13평형도 연말에 비해 3,000만~4,000만원이 오른 4억~4억1,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강동구 고덕주공과 강남구 도곡동 진달래1차 등 상대적으로 가구수가 적은 단지들도 평형별로 1,000만원 안팎씩 올랐다.
부동산 중개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시장에 나온 재건축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된 데 따른 매물 부족이 가격 반등의 주된 이유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해 올 상반기 분양될 잠실 저밀도지구 재건축 단지들의 강세가 강남 강동 서초구 일대 주변 재건축 단지로 확산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방안이 모두 드러나 더 이상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재건축 바닥론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쏟아졌던 급매물 시세가 바닥이란 주장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시장 특성상 규제책이 나온 직후가 시장 충격이 가장 크기 마련"이라며 "급격한 상승세는 없겠지만 재건축 시세가 바닥이던 지난해 하반기 수준까지 떨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최근 나타난 상승은 급매물이 사라졌기 때문이며, 매수세가 약해 지속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최근 상승세는 개발이익환수제가 당초 정부안보다 한발 물러설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생겨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이 회수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경기침체가 회복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가격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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