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5월9일 독일 항복일을 기념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勝戰) 60주년’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러시아 정부의 초청장을 받고 러시아 방문을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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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세계 60여개국 정상에게도 승전 행사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져 경우에 따라 모스크바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광복 60주년인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을 선호하고 있어 김정일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경우 남북정상회담 또는 남북 정상 조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승전 60주년 기념 행사 개최를 앞두고 최근 주한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노 대통령의 참석을 희망하는 초청장을 외교통상부로 보냈다"며 "정부 방침이 결정된 것은 없지만 노 대통령의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측도 초청받았는지 여부를 공식 확인할 입장은 아니지만 러시아가 우리쪽에만 초청장을 보내고 북한측을 배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 북한측에도 초청장이 전달됐음을 시인한 뒤 "다만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지 여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은 2차대전 종전과 함께 소련군이 진주한 직후 정권을 탄생시킨 만큼 승전 60주년 행사에 초청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승전 60주년 행사는 올해 러시아 정부가 준비하는 가장 큰 외교 행사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들이 이 행사에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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