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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험 꿈과 군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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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험 꿈과 군대 꿈

입력
2005.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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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가끔 꾸는 꿈 중에, 그리고 그런 꿈을 꾸기만 하면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영락없이 기분이 이상해지고 마는 꿈 중에 하나가 바로 시험 보는 꿈이다. 어떤 아이는 시험을 보는 날마다 이런 꿈을 꾼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우리나라 성인 남자들이 젊은시절 가끔 꾸는 꿈 중에 군대 꿈이 있다. 군에서 제대를 한 다음 이삼년 동안 집중적으로 꾸고, 길게는 10년이 지난 다음에도 꾸는데 그 버전은 딱 한 가지다.

어느날 집으로 부대의 상급자가 찾아온다. 대개는 부대의 행정 선임하사관이거나 인사계다. 찾아와서는 다시 부대에 가자고 말한다. "저, 제대했는데요."라고 말하면 그것은 국방부 서류가 잘못되었기 때문이고, 오늘 다시 부대에 들어가 33개월(예전에는 그랬다)을 꼬박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꿈속에서도 이게 혹시 꿈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꿈은 잘 깨지도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얼마나 애를 쓰며 마음을 졸였는지 한겨울에도 등판이 흥건하게 젖어 있다. 어젯밤 그런 꿈을 꾸었다. 기분이 영 찜찜했다. 중년의 나이에 청춘에 다시 가위눌린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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