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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 호랑이 - 호랑이의 모든 것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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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 호랑이 - 호랑이의 모든 것 보여줄게

입력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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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에게 호랑이는 친숙한 동물이다. 단군신화에도 나오고 옛날이야기도 많고 옛 그림이나 속담에도 자주 등장한다. 호랑이는 우리에게 어떤 동물일까.

‘바나나가 뭐예유?’ ‘네버랜드 미아’ ‘해를 삼킨 아이들’ 등의 작가 김기정이 쓰고 화가 이성표가 그린 ‘호랑이’는 호랑이에 관한 모든 것을 재미있게 일러주는 그림책이다. 호랑이가 나오는 옛날이야기부터 속담과 고사성어, 옛 문화재와 미술품에 나오는 호랑이 이야기, 사진으로 보는 호랑이의 생태까지 요모조모 살피고 있다. 말하는 투로 솔솔 구수하게 이어지는 글과 자유분방하고 익살맞은 그림이 잘 어울린다.

책은 옛날이야기 속 호랑이를 만나서 대화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수밭에 떨어져 우는 호랑이, 팥죽할멈에게 혼쭐난 호랑이가 푸념을 한다. 불쌍한 오누이나 할멈을 잡아먹으려던 호랑이를 두고 아무도 ‘참 안 됐다’고 하지 않는데, 글쓴이는 은근히 호랑이 편을 드는 눈치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미련하다고 만날 골탕만 먹는 건 좀 억울하지 않겠냐고. 호랑이들이 읽으면 좋아하겠다.

호랑이가 나오는 속담 풀이도 재미있다. 이를테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 설명은 그 가소로운 하룻강아지를 보고 호랑이가 했을 생각, "애들은 제발 가라, 응?" 으로 끝난다. 책 말미에는 단군신화를 재해석한 이야기가 나온다. 단군신화 속 호랑이는 끈기가 모자라서 사람이 못 되었지만, 글쓴이는 평화를 사랑하던 호랑이 부족의 비극 이야기를 지어내 거기서 우리 민족의 얼굴을 본다. 우리가 알고 있던 호랑이를 뒤집어서, 곰곰,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렷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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