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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 방수로 착공부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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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 방수로 착공부터 난항

입력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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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보류된 경인운하 사업과 맞물려있는 굴포천 방수로 공사 사업이 정부 부처간 이견,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올해 착공할 예정이지만, 환경단체들은 경인운하 공사 재개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수도권 서북부 홍수피해 방지용 = 굴포천 방수로 공사는 인천 부평구 계양구 서구, 경기 부천시와 김포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의 만성적인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국책 사업이다. 인천 서구 시천동~계양구 굴현동을 잇는 방수로는 너비 80c, 길이 14.2㎞ 규모로 계획돼있다. 총사업비는 5,539억원으로 추산된다.

완공되면 홍수때 물이 방수로를 통해 서해 앞바다로 보내진다. 경인운하 사업은 경제효과 등에 대한 논란 끝에 2003년 9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으나 정부는 방수로 공사를 경인운하와는 별개로 우선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1월 LG건설과 삼호, 동우개발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사업시공사로 선정해 올해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환경부·건교부 미묘한 시각 차로 난항 하지만 굴포천 공사는 새해 벽두부터 관련 부처간 미묘한 입장 차이로 차질이 예상된다.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너비 20c로 만들어놓은 임시 방수로를 80c로 확장하겠다며 최근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를 요청했다. 협의가 되면 곧바로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엄청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대규모 치수사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것이 건교부의 주장이다.

협의 내용에는 방수로 일부를 생태형 하천으로 조성하고, 5개 테마공원, 도로 연결 교량 5개, 왕복 4차선 길이 13.4㎞의 제방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포함돼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착공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사에 동의할 경우 경인운하 건설 재개의 포문을 열게 해주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인운하 공사는 현재 사업타당성 용역에 들어가 있으며, 만약 운하 공사가 다시 추진될 경우 방수로 사업은 즉시 경인운하 사업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환경부의 승인 여부가 경인운하의 경제성 검토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 환경단체 "경인운하 건설의 사전 포석"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발도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환경단체들은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전면 보류된 경인운하 건설을 다시 시작하려는 의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방수로 폭 80c는 경인운하 수로 폭 100c와 비슷하며 이는 경인운하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속셈"이라며 "착공 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들은 "감사원 감사 결과도 방수로 폭의 타당성과 경제적 효과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생태계 파괴 등 환경훼손 우려를 이유로 백지화를 요구했다.

한승우 인천녹색연합 생태보전부장은 "홍수피해 방지라는 차원이 아니라 환경 문제를 야기시키는 경인운하 공사의 전 단계라면 사업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방수로 공사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사가 완공돼도 하류 공간은 상습 피해지역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천시와 해당지역 주민들은 "굴포천이 범람할 때마다 막대한 홍수 피해를 당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공사를 착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이원관 부장은 "방수로 폭은 치수 목적에 따라 홍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며 "친환경적으로 방수로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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