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 5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하고 서울에 온 커트 웰던 의원(공화당)은 14일 "북한 지도부에게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원치 않으며 선제공격 의사와 적대정책, 악의도 없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도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 의원들의 발언내용이 2기 부시 행정부의 정책으로 정립된다면 6자 회담 재개와 핵 문제는 물론 조·미 사이의 모든 현안 문제들을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반응했다.
미국의 메시지에 북한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에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웰던 의원은 "북한 지도부와 대화한 결과 북한이 현재 막혀있는 상황을 개선할 의지를 갖고 있고 6자 회담에 다시 참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인상을 일관되게 받았다"며 "지금 나가고 있는 길을 유지하면 몇 개월이 아니라 몇 주 내에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웰던 의원은 이날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북한의 분위기를 전했고 정부도 이 상황에 고무됐다.
비록 정부 인사는 아니지만 의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화, 민주 양당 위원장급 의원들로 구성된 방북단이 전달한 메시지는 북한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도 파격적인 대접을 했다. 의원단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10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고, 북한 공식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는 예정했던 20분을 훌쩍 넘겨 90분 동안 만났다. 또 대화 도중 북한 인권법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북한은 특별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웰던 의원은 전했다.
그는 또 "현재 북한은 차기 미 행정부 외교안보라인 구성과 워싱턴의 북 지도부에 대한 비판 발언이 나오느냐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웰던 의원이 전한 평양의 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 초상화 제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둘러봤지만 초상화가 내려진 것은 아니었다"며 "대신 북한 군인이 미군과 한국군을 찌르고 있는 그림이 담긴 초상화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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