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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단단한 걸음으로 문학의 길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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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단단한 걸음으로 문학의 길 가겠습니다"

입력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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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본사 13층 송현클럽에서 열린 ‘2005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의 압권은 희곡 부문 당선자인 김수정씨의 당선 소감이었다. "어서 부산 내려가 밥 해야겠습니다."

대학 졸업반으로 수상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은(25세), 그럼에도 행사가 시작된 후에야 나타나 가슴을 졸아들게 했던 그녀는 단상에 서자마다 그 한마디를 던지고는 수줍게 자리에 앉았다. 참석한 200여 명의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 그 당선소감은 아마도 부산의 한 극단에서 들무새 노릇하며 연극을 배우는 지금 상황에, 등단을 했든 말든 계속 공부하겠다는 다짐의 변(辯)일 터다.

시 부문 당선자인 신기섭씨는 우람한 체구와 미끈한 외모로 가장 많은 ‘오빠 부대’를 이끌며 세(勢)를 과시했는데, 그 대열에는 등단한 선배 소설가 윤성희씨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는 굵직한 당선 소감 역시 오빠부대의 사이렌 같은 환호가 채 끝나기도 전에 끝났다.

반면에 합기도 유단자라며 어깨에 힘을 넣고 다니던 소설 부문 당선자 송욱영씨는 신문에 실었던 당선소감을 들고 올라가 숫접게 읽고 내려오는 뜻밖의 여린 감성을 보였다.

두 아이의 엄마인 동시 부문 당선자 김애란씨는 "(아동문학의) 이 길이 참 아름답고 좋은 길임을 잊지 않고 늘 함께 가겠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며, 수상자 중 최연장자(47세)인 동화 부문 이창구(필명 이해든)씨는 "늦게 데뷔한 만큼 크고 단단한 걸음으로 가겠다"고 화답했다.

김동리 황순원 선생의 심사로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소설가이자, 올해 소설 본심 심사를 맡은 윤흥길씨는 축사에서 "37년 전 제가 느낀 기쁨과 감격이 지금 여러분들이 느끼는 그 기분과 같을 것"이라며 "그 기쁨과 감격이 사라지기 전에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가장 가혹하고 엄격하게 자신을 관리하십시오.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새로운 내일을 설계하는 내내 문학을 삶의 그 어떤 가치보다 위에 놓아 두기를 당부합니다. 살기 위해 문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위해 사는 것으로 인식되는 훌륭한 선배들을 본받아 주십시오."

한국일보 정기상 부사장이 시상을 맡은 이날 행사에는 부문별 심사를 맡은 오정희 조남현씨(이상 소설), 김정환 장대송 함민복씨(시), 박상현씨(희곡), 김병규 김서정씨(동화), 권오삼 김용희씨(동시)가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고 소설가 신상웅씨와 시인 고형렬 하종오 박남철씨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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