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40㎞의 강풍과 50%에 그친 그린적중률, 그리고 32개의 퍼트….
60년만에 여성 선수의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컷 통과에 도전한 ‘천재 골프소녀’ 미셸 위(16·한국명 위성미)가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 첫날 3가지 암초에 부딪히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셸 위는 14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060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5오버파 75타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행크 퀴니(미국·4언더파 66타) 등 4명의 1위그룹과는 9타차. 출전선수 144명 가운데 공동 120위에 그친 미셸 위는 이로써 15일 2라운드에서 5타 정도를 줄여야만 컷을 통과할 수 있어 60년만의 여성선수 PGA투어 컷 통과와 당초 호언했던 20위 이내 입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컷 통과 예상 스코어는 2라운드 합계 이븐파인 140타.
최고 시속 40㎞에 이르는 강풍 ‘코나(KONA)’가 초반부터 미셸 위를 흔들었다. 정확하게 쳐야 한다는 부담 탓에 드라이버를 잡지 못해 장기인 장타력을 살리지 못했고, 티샷 마저도 러프와 벙커로 날아들었다. 평균 255.5야드(141위)에 그친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킨 것은 겨우 절반을 넘어섰다. 아이언샷도 절반이 그린을 놓치며 16세 소녀를 몰아붙였다. 설상가상으로 건조한 날씨 때문에 바싹 말라 빠르기가 더해진 그린은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지난 해 2라운드 평균 27.0개를 기록했던 퍼트는 2차례나 3퍼트를 하는 등 32개로 치솟으며 순위를 끌어내렸다.
다만 벙커에 빠진 4개홀에서 3차례 파세이브를 하는 등 향상된 위기 관리 능력이 위안이었다. 11번홀(파4)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한 미셸 위는 12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을 홀 2m 옆에 붙여 첫 버디를 낚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16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기록한 뒤 17번홀(파3)에서 3퍼트, 2타를 더 까먹었다. 후반 1,2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미셸 위는 나머지 7개홀을 모두 파세이브하며 2라운드를 기약해야만 했다.
이날 미셸 위를 따라붙은 3,000여명의 갤러리는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빼곡하게 들어찼고 마지막 9번홀 그린 주변에는 6겹의 인파가 둘러싸 미셸 위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미셸 위는 "최소한 꼴찌는 아니다.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고 그렇지 않았다면 스코어는 더 심하게 망가졌을 것"이라며 여전히 환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한편 ‘넘버1’ 비제이 싱(피지)은 1언더파 69타로 공동 18위에 랭크됐고, 대회 3연패에 도전한 어니 엘스(남아공)는 1오버파 71타로 공동 48위에 그쳤다. 시즌 첫 대회 출전인 나상욱(21·엘로드)도 아이언샷 난조와 퍼트 불안이 겹치며 7개의 보기를 쏟아내 4오버파 74타로 공동104위에 머물렀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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