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사진)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가 과거 병역 신체검사에서 색맹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경찰 신체검사는 무난히 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행정자치위원회 위원들이 13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병적기록표에 따르면 허 후보자는 1973년 3월 첫 신체검사에서 좌우 나안시력 0.08~0.06에 색맹 판정을 받았다. 5개월 뒤 받은 재검에서도 시력 0.06~0.07에 색맹으로 판정이 나왔다. 결국 허 후보자는 보충역 판정을 받았고 76년 2월21일~77년 2월19일 1년간 국방부 국군영화제작소에서 단기사병(방위병)으로 복무했다.
허 후보자는 이후 80년 외무고시 14회에 합격하고 외교관 생활을 하다 경정급 경찰간부 특채에 응시해 84년 경찰에 입문했다. 당시 경찰공무원임용령 시행규칙에 따르면 시력 기준은 양안 나안 시력 각각 0.3 이상, 교정시력 0.8 이상이며 현재와 마찬가지로 색맹은 안 된다. 이 때문에 병역 신체검사 또는 경찰 신체검사 둘 중 하나는 허위 판정이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허 후보자는 "병역 신체검사와 경찰 입문까지 11년이나 차이가 나는데 그 사이 건강이 좋아져 시력도 좋아졌다"며 "또 경찰 지휘관인 경정급 고시특채에서는 신체검사가 그렇게 엄격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력이 나아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색맹은 거의 교정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어 허 후보자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편 허 후보자는 단기사병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휴학하지 않고 대학에 다녀 77년 2월 군 복무를 마친 직후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 군 생활에 불성실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허 후보자는 "부대측에 알려 허락을 얻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며 "24시간 근무, 48시간 휴무여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고 해명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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