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시스템에어컨 시장의 본격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에어컨 신제품발표회를 갖고 "현재 20%에 불과한 시스템에어컨의 비중을 60%로 높여 2010년까지 에어컨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가정용에어컨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굳힌 만큼 시스템에어컨 분야를 강화, 명실상부한 에어컨 분야의 세계 1등이 되겠다는 것이 LG전자의 구상이다.
LG전자는 이날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의 조사결과를 인용, 자사 에어컨 브랜드인 ‘휘센’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0만대 판매를 넘어서며 5년간 연속 판매대수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5,100만대 규모의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1,012만대를 팔아 19.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일본냉동공조협회에 따르면 세계 시스템에어컨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1,110만대, 금액으론 약 160억 달러에 달한다. 61%가 북미에 집중돼 있고 아시아는 2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최근 대규모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시스템에어컨 시장이 지난해 5억5,000만 달러에서 올해 10억 달러대로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단가도 가정용의 평균 3배나 된다. LG전자의 경우 판매대수에서는 1위에 올라 있지만 매출규모면에서는 시스템에어컨이 주력 분야인 미국 캐리어에 크게 뒤져있다. 캐리어의 매출규모는 연 90억 달러, 2위인 일본 다이킨이 연 70억 달러에 이르는 반면 LG전자의 올해 매출목표는 33억 달러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가정용에어컨 저가 물량공세도 LG전자가 에어컨의 사업방향 전환을 서두르는 중요한 이유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에어컨 판매대수에서 세계 5위 기업 중 중국 메더(Midea)와 거리(Gree), 하이얼(Haier)이 각각 630만대, 570만대, 450만대를 팔아 2,3,5위를 차지했다. 특히 하이얼은 올해 1,000만대를 팔아 LG전자를 앞서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신규 아파트단지에 가정용 시스템에어컨을 도입하는 추세가 늘었다"며 "에어컨설치 공간이 필요 없는 시스템에어컨은 아파트 공간혁명을 유발해 향후 빌트인 가전업계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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