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실험실에서 창업한 학내 벤처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기업이 탄생했다. 더구나 이 업체는 1,000억원대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어 화제다. 14일까지 공모주 청약을 마치고 25일 등록 예정인 LCD관련장비 제조업체 SNU프리시젼이 주인공. 1998년 2월 서울대 기계공학과 실험실에서 박희재(朴喜載·44·사진) 교수가 대학원생들과 함께 설립한 서울대 ‘실험실 창업 벤처’ 1호다.
박 교수와 연구원들은 이 업체를 창업한 지 7년 만에 액면가(500원)의 54배인 주당 2만7,000원에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이다. 공모가격 기준으로 SNU프리시젼의 시가총액은 1,018억원이며, 27.4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겸 대표인 박 교수의 주식 평가액은 279억원에 달한다.
이 업체가 코스닥에 화려하게 등장하게 된 것은 2002년 개발한 ‘LCD 3차원 나노 형상 측정장비’ 덕분이다. LCD패널 제작과정 중 유리 사이의 형상(스페이서) 높이를 측정, 그 사이에 액정을 정확히 주입할 수 있도록 해 불량률을 줄이는 장비다. 처음 개발된 첨단 장비여서 LG필립스LCD는 물론 대만의 AUO CPT, 중국의 BOE 하이디스 등으로 판로를 다변화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굳혔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4분기까지 각각 316억원, 139억원이었다.
SNU프리시젼은 차별화한 원천기술과 높은 이익 증가율 등이 부각되면서 장외에서 공모가의 155%인 4만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등록이 끝나면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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