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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대사 동아·태 차관보 내정/ "北核 외교적 해결"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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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대사 동아·태 차관보 내정/ "北核 외교적 해결" 메시지

입력
2005.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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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의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내정은 다분히 파격적이다. 그는 지난해 8월 한국에 부임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엄밀하게 따져 ‘아시아 통’이 아니다. 외교관 경력의 대부분을 유럽 업무로 보냈다.

그런데도 힐 대사가 6개월의 짧은 한국‘현장학습’ 끝에 한국과 중국 일본을 관장하고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수석 대표를 맡을 직책에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때문이다. 폴란드 대사 시절 그는 폴란드의 이라크 파병을 끌어냄으로써 참전 동맹국 규합에 애타하던 부시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힐 대사가 처음부터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의 의중에 들어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당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라이스 보좌관과 호흡을 함께 해온 마이클 그린 아시아 담당 선임 국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라이스에 이어 NSC 보좌관을 맡게 될 스티븐 해들리 부보좌관이 그의 유임을 강력하게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내부 사정을 감안한 끝에 라이스가 폴란드와 한국 대사 근무 때 조정력과 추진력, 친화력을 발휘한 힐 대사를 적임자로 낙점했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힐 대사의 워싱턴 방문은 라이스 내정자와의 면담 때문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힐 대사 발탁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는 실무형 전문 외교관이다. 그의 인선은 이념보다는 국제 관계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자들과 일하려는 라이스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라이스는 강경파를 대변해온 존 볼튼 군축 안보담당 차관을 내치고 견실한 국제주의자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부장관에 앉힘으로써 손상된 국제 관계를 복원하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무부의 3인자 격인 정무 차관에도 니컬러스 번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사와 에릭 에델만 터키 대사 등 직업 외교관들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 외교관의 전진 배치는 라이스의 국무부가 새로운 대외 의제를 설정하기 보다는 부시 대통령의 외교 목표를 충실히 집행하는 데 역점을 둘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를 북한 핵 문제에 대입하면 6자 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 원칙의 큰 틀이 지켜진다는 얘기가 된다. 1기 때보다는 북한과의 협상에 보다 탄력이 주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힐 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존 토머스(톰) 쉬퍼(58) 호주 대사는 부시가 1987년 사들였던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단의 공동 투자자였으며 1994년 부시가 주지사로 선출된 뒤에는 그를 대신해 야구단을 운영할 정도로 부시 가와는 막역한 사이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그가 한국 대사로 낙착할 경우 한미 관계에 대한 미국의 달라진 인식을 엿보게 하는 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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