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그리스 선사인 ‘선 엔터프라이즈’사가 33년 동안이나 아름다운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1972년 조선소 건립 당시 첫 선박을 발주했던 선 엔터프라이즈는 지금까지 모두 9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하며 한 세대를 뛰어넘는 사업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 선박 명명식 때마다 조지 리바노스(69) 회장이 가족과 함께 참석하는 등 우의와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12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이 회사가 9번째로 발주한 7만3,000톤급 원유 운반선 ‘아마존 브릴라이언스’(Amazon Brilliance) 호 명명식에서도 리바노스 회장은 "앞으로도 더 많은 협력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인연은 72년 당시 정주명 명예회장이 첫 선박 수주를 위해 소나무 몇 그루만 서있던 울산 미포만 백사장 사진과 영국 조선소에서 빌린 유조선 도면을 들고 리바노스 회장을 찾아가면서 시작됐다. 리바노스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정신력과 모험심만 믿고 26만톤급 유조선에 대한 발주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후 두 사람은 누구보다 두터운 우의를 다졌다. 정 명예회장이 타계했을 때 리바노스 회장은 직접 추모의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리바노스 회장은 이날 명명식에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 의원을 초청, 대를 이은 우의를 다졌다. 정 의원은 "리바노스 회장이 선친을 믿고 발주를 해줘 그 계약금으로 오늘의 현대중공업이 탄생했다"며 "리바노스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