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 30년만에 리딩기업 '신화'
디지털 시대를 주도하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과 노하우의 뿌리는 한 세대 전 작은 반도체 회사에서 출발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역사는 삼성이 1974년 12월 6일 부도 직전의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바로 그때 디지털 시대도 잉태됐다. 그로부터 30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까지 단일 제품으로 누적매출 110조, 누적이익 29조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삼성의 개발 능력과 노하우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등 세계 최고의 첨단 디지털 기술로 이어졌다. 휴대폰과 디지털TV, 디지털카메라 등 줄잡아 3,000가지가 넘는 첨단 제품의 바탕에는 반도체의 경쟁력이 깔려 있다.
한국반도체 인수 직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비약을 위한 기초는 다져 놓았다. 75년 손목시계용 회로에 이어 77년엔 흑백TV용 트랜지스터, 81년엔 컬러TV용 집적회로 개발에 성공했다.
고 이병철 삼성회장의 83년 ‘도쿄선언’은 반도체 역사상 크나큰 분기점이 됐다. 삼성이 반도체 산업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선언하자 선진국들은 하나같이 비웃었지만 삼성 반도체는 숨가쁜 진화를 거듭했다.
그해 12월 세계에서 세번째로 64K D램 독자개발에 성공한 뒤 84년 256K, 86년 1M, 88년 4M, 86년 16M D램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급기야 92년 세계 D램 시장의 1위에 올라섰다. 94년에는 세계 최초로 256M D램을 개발, 미국과 일본을 따돌렸다.
90년대 중반 이후 DDR, 램버스, DDR2 그래픽 DDR2 등 차세대 고성능 D램을 개발해내는 등 기술 발전 속도도 눈부시다. 지난해 9월엔 첨단 60나노 공정을 적용한 8기가 낸드(NAND)플래시 메모리 제품개발에도 성공했다.
특히 D램, S램, 플래시메모리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멀티칩패키지(MCP) 시장마저 석권, 명실상부한 메모리반도체 세계 1등 기업의 자리를 굳혔다.
삼성전자는 또 국제반도체표준화 기구인 제덱(JEDEC) 등의 의장 및 보드 멤버로 활동하면서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의 기적은 경영 예지력과 과감성 덕분에 가능했다. 삼성전자가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시기는 1차 오일쇼크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인텔과 내쇼날 등이 반도체 사업을 축소해 가는 시절이었다. 이건희 현 삼성그룹 회장 등 경영진은 미래 전자산업에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반도체 산업에 과감히 발을 들여 놓았다. 이후 투자의 고비 때마다 조 단위의 막대한 비용을 과감하게 선도투자, 반도체 산업의 리더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반도체 산업은 최고경영자의 예지와 판단력, 과감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분야"라며 "2010년까지 반도체 신규라인에 총 25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선도기업의 지위를 확고하게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 SK텔레콤 이동통신서비스/ 移通‘세계최초 기록’ 제조기
"휴대폰의 미래가 궁금한가. 그러면 한국을 보라." 최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렇게 보도했다. 이처럼 주목받는 휴대폰 단말기의 진화는 세계최고 수준인 한국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디지털 이동통신에서 세계 최고인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서비스의 개척자로 명성을 쌓고 있다.
SK텔레콤이 1996년 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뒤 갈아치워온 세계최초 기록을 보면 숨가쁠 정도다. 98년 통화품질 최적화 보코더(EVRC) 최초 상용화 서비스에 이어 2001년 6월에는 이동전화 동영상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역시 세계최초로 CDMA방식 무선데이터 접속 로밍서비스를 시작했고, 패킷 이동 화상전화 서비스도 개발했다. 2002년 세계최초로 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상용화함으로써 이동 중 고속 인터넷 검색은 물론 쌍방향 데이터 전송까지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초에는 차세대 동영상 압축기술 상용화에 성공, 휴대폰 하나에 저장할 수 있는 동영상, MP3 음악파일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SK텔레콤은 해외공략에도 적극 나서, 세계적인 ‘CDMA벨트’ 구축에 진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대 역점지인 중국에서 1,000만 가입자를 둔 차이나유니컴과 지난해 2월 ‘UNISK’란 합작기업을 설립, 무선인터넷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000년 LG전자 등과 공동으로 SLD란 회사를 설립해 한국형 CDMA 서비스를 개시했고 지난해까지 15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이스라엘에는 ‘네이트 플랫폼’을 1000만달러 규모로 수출했고, 대만엔 3세대 CDMA 기술을 수출했다. 프랑스 알카텔 사와는 솔루션 통합 판매를 통해 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캐나다 노텔네트웍스사와 무선인터넷 분야 공동 마케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 성공해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필수적인 마케팅 기반까지 쌓았다.
SK텔레콤은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다채널 멀티미디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장을 다음 목표로 잡고 있다. 이미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DMB용 위성 발사에 성공했고, 자회사인 TU미디어는 위성DMB사업자로 지정됐다. 특히 정보통신부에서 DMB를 해외 주력수출 품목으로 키운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어 향후 SK텔레콤이 세계 DMB시장을 얼마나 장악할지 주목받고 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 KT 초고속인터넷/ 가입률 추종불허 진정한 ‘초고속’
KT는 초고속인터넷에 관한한 세계 최고이자 국내 최고다. 우선 국내 인구 100명당 11.5명이 KT의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를 쓰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초고속인터넷 업체 가운데 자국 인구의 10% 이상을 가입자로 확보한 곳은 KT가 유일하다. 세계 1등은 당연히 국내 1등이기도 하다. KT는 지난해 11월 현재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51.1%를 차지해 국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하나로텔레콤(23.4%), 두루넷(10.9%)이 뒤를 잇고 있다.
KT는 이 같은 성과를 이루기까지 많은 도전을 극복해야 했다. 국내에 인터넷이 상용화한 것은 1994년 6월 KT(당시 한국통신)가 코넷(Kornet)이란 브랜드로 서비스에 나선 것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때는 인터넷을 쓰려면 ‘삐리릭 삐리릭’하는 전화 다이얼 소리를 한참 들어야 했고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어져 사용자들은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정부는 코넷보다 빠른 초고속인터넷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95년 정보화촉진기본법을 만들어 대기업이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했다. 그러자 98년 두루넷이 케이블모뎀 방식으로 국내 최초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나섰다. KT가 메가패스라는 브랜드로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듬해인 99년. 두루넷과 달리 비대칭가입자회선(ADSL) 방식을 채택했다.
KT는 후발사업자로 뛰어 들었지만 성장속도는 눈부셨다. 사업개시 1년 만인 2000년 6월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 1위를 달성했고 그해 9월 100만, 2002년 3월 400만, 2003년 1월 5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브로드밴드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KT는 이 같은 성장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대변신을 하고 있다. 2001년 12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기업이미지통합작업(CI)을 완료하고 사명을 한국통신에서 현재의 KT로 변경, 글로벌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선언했다. KT는 현재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포화상태를 보이자 차세대 정보기술(IT) 기반시설인 광대역통합망(BcN) 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BcN은 초고속인터넷망을 기반으로 전화선, 케이블망 같은 유무선망을 하나로 묶은 통합망으로 2010년에야 대중화가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장기 프로젝트다. KT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로 초고속인터넷에 뒤이은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 LG전자 IT가전/ "3세대 단말기 등 8種 넘버 1"
LG전자는 한국에 전자 산업의 씨앗을 뿌린 기업이다. 1958년 금성사로 시작한 이래 최초의 국산 진공관 라디오(59년), 자동전화기(61년), 냉장고(65년), 흑백TV(66년), 에어컨(68년), 세탁기(69년), 카세트녹음기(73년) 등 우리 생활에 친숙한 가전 제품은 대부분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LG전자는 이제 삼성전자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가전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2008년에는 ‘세계 3위권(글로벌 톱3) IT 가전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LG전자의 목표다.
LG전자가 세계 최고를 자신하는 제품은 총 8종에 이른다. 먼저 IT 분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해 세계 100여 개국이 사용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휴대폰 생산량에서 당당히 세계 1위(2,700만대)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3세대(WCDMA) 휴대폰 분야에서도 일본 NEC와 세계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시대의 도래로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광(光)기록장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LG전자는 PC용 전 세계 CD롬 드라이브와 DVD드라이브 시장에서 세계 1위(시장점유율 25%) 업체다. 또 음악·비디오·데이터 CD는 물론 최대 8.4GB에 이르는 10여종의 DVD 매체까지 8㎝, 12㎝ 지름의 은색 원반은 무엇이든 읽고 쓸 수 있는 ‘수퍼멀티드라이브’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특히 LG전자 광미디어드라이브의 정확성과 안전성은 원천 기술을 보유한 일본 업체들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우리 실생활에 가까운 백색 가전분야에서 LG전자의 세계 일류 경쟁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이 회사의 ‘휘센’ 에어컨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지난해 18.6%, 800만대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의 전자레인지와 일반형(Canister) 진공 청소기 제품도 각각 23.3%와 15.8%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1위에 올라있다.
LG전자가 최근 들어 특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제품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화면(LCD)로 대표되는 벽걸이형 평면 TV다. LG전자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 71인치 PDP TV와 55인치 일체형 LCD TV의 상용화 제품을 출품해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 업체’로 발돋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집중하는 한편, 해외 거점별 디지털 센터 설립, 차세대 디지털TV 기술 선도, 3세대 이통단말기 집중 육성 등의 전략을 통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켜 가겠다"고 밝혔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 레인콤 MP3 플레이어/IT황제 빌게이츠도 매료된 ‘다윗의 힘’
"황제의 손에 들린 제품이 어느 나라 것이지?"
6일 세계 최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소비자가전쇼(CES)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주머니에서 꺼낸 조그맣고 빨간 물건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이리버’로 전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한 우리나라 중소업체 ㈜레인콤이 만들어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형 MP3플레이어 ‘H10’이었다.
레인콤의 ‘아이리버’는 한국을 MP3플레이어의 종주국으로 만들어낸 대표 상품이다. 1999년 처음 제품을 출시했을 땐 매출액이 11억원에 불과했지만 2004년에는 8,080억원으로 성장했다. 국내시장에서는 대기업인 삼성을 뛰어넘으며 60%를 점유했고, 미국 플래시메모리 타입 MP3플레이어 시장에서도 20%를 점유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리버는 불과 6년 만에 1980~90년대 전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소니의 워크맨을 몰아내고, 세계 젊은이들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아이리버 성공의 비결은 무엇보다 발 빠른 신기술 개발과 컨버전스 기술로 디지털 세대에 어필했다는 점이다. ‘펌 웨어 업그레이드’(제품 구입 후 인터넷으로 기능을 자동 업그레이드하는 방식)를 도입해 젊은 세대의 만족도를 높여왔다. 단순한 MP3 음악파일 재생 기능 뿐 만 아니라 녹음기, 어학학습, 라디오 청취, 전자수첩, 동영상 재생 등의 기능까지 복합시켰다. 특히 창업초기부터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이노디자인에 의뢰, 업계 최초로 삼각 기둥 몸체를 만들어 낸 것도 시장에서 나온 폭발적인 반응의 한 요인이었다.
레인콤의 독특한 마케팅 방법도 성공비결 중 하나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젊은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서포터즈’를 구성, 그들의 제품 이용에 대한 불만,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 결과 빠른 소비자불만 해소와 높은 제품 완성도로 타사제품보다 약 30%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이리버는 2001년 한때 전세계 시장의 41%에 달했던 점유율이 하락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바로 2004년 세계 최대 히트상품으로 기록된 애플사의 ‘아이팟’의 위력 때문이다. 플래시 메모리 타입의 MP3플레이어에 전념하다 보니 HDD형 MP3플레이어 시장 진입이 다소 늦어진 것이다. 때문에 레인콤은 지난해 말 1.5인치 컬러액정을 갖춘 5기가바이트 용량의 HDD형 MP3플레이어 ‘H10’을 미국에서부터 시판,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고주희기자orwell@hk.co.kr
■ 휴맥스 셋톱박스/ 탄탄한 기술력 명성 디지털 TV분야 선도
휴맥스는 1989년 설립돼 노래반주기 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셋톱박스 개발에 나서 현재 세계 셋톱박스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셋톱박스란 위성 TV, 케이블 TV 등의 시청을 가능하게 해주는 수신기로 디지털 방송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셋톱박스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위성방송 셋톱박스 분야에서 휴맥스는 단연 돋보인다. 휴맥스는 96년 아시아 최초, 세계 세 번째로 위성방송 셋톱박스를 개발해 유럽시장에 자체 브랜드로 진출했으며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영국 소비자 잡지 ‘워치’ 6월호는 휴맥스의 셋톱박스(모델 F2FoxT)가 소니, 노키아 제품을 제치고 최우수 모델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휴맥스는 세계 셋톱박스 시장에서 미국의 톰슨사와 더불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90개국에 셋톱박스를 수출하며 전체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수출형 기업이다.
휴맥스가 이처럼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요인은 기술력이다. 디지털 방송에서는 이메일, 주식거래, 전자상거래 등 시청자가 능동적으로 방송에 참여하는 부가 서비스가 중요한데 휴맥스는 양방향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많은 특허를 갖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발판으로 휴맥스는 시청자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휴맥스는 현재 셋톱박스 전문업체에서 종합 디지털 가전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액정화면(LCD) TV 개발에 주력해 2010년까지 세계 10대 디지털TV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휴맥스는 LCD TV 개발에 필요한 전단계인 DVD플레이어에서 이미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DVD 플레이어 제품 ‘DRT800’(사진)은 2004년 세계 100대 IT제품에 꼽혔다.
휴맥스는 최근 세계 최초로 DVD레코더 기능이 내장된 26인치 디지털 LCD TV인 ‘LT265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80GB 용량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내장돼 프로그램을 바로 녹화하고 녹화물을 바로 DVD로 기록해 보관, 시청할 수 있다. 휴맥스는 이 제품을 미국 유수의 가전 업체인 티보사와 공동 브랜드로 만들어 올해 중순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휴맥스는 "아날로그 가전에서 디지털 가전으로 넘어가는 전략적 변곡점에서 제공된 기회를 활용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듯이 이제는 다가오는 컨버전스로의 이행이라는 기회를 잡아 제2의 도약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 삼성SDI 디스플레이/PDP·OLED·브라운관 시장 ‘3관왕’
삼성SDI는 세계 디지털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3관왕 기록을 갖고 있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브라운관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디스플레이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리서치의 2004년 4분기 발표에 따르면 삼성SDI는 PDP 분야에서 29%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LG전자(26%), 마쓰시타(19%), FHP(12%)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와 LG전자의 점유율을 합치면 55%로 한국산이 세계 PDP시장의 과반을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대인 102인치 PDP도 생산했다.
이 기간 디스플레이 리서치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삼성SDI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OLED시장에서도 점유율 33%를 차지, 세계 1등이다. 일본의 파이오니아(25%)가 뒤를 쫓고 있? 또한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종목으로 꼽히는 브라운관 분야에서도 삼성SDI는 29%의 점유율로 LG필립스디스플레이(27%), 대만의 중화영관(12%), 미국의 MTPD(9%)를 앞서고 있다.
삼성SDI는 처음부터 선두주자는 아니었다. 삼성SDI는 1970년 ‘삼성-NEC’라는 사명으로 진공관, 흑백 브라운관 등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로 출발했다. 이후 컬러 브라운관, HDTV용 브라운관 등을 생산하면서 발전을 거듭했으나 소니, 마쓰시다, 도시바 등 이 분야에 먼저 뛰어든 쟁쟁한 일본 업체들의 도전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들 일본 업체들이 90년대 후반 자국의 장기 불황으로 투자에 주춤하는 사이 삼성SDI는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를 감행,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선택과 집중 전략, 효율적인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 탁월한 생산관리 등에 힘입어 이들 업체를 앞지를 수 있었다.
특히 삼성SDI는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의 브라운관 수요를 예측하고 90년부터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중국, 멕시코, 브라질 등 9개국에 생산거점을 구축해 무역장벽을 피하며 물류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반면 소니, 마쓰시다, 도시바 등은 한때 세계시장을 주름잡았지만 이제는 고부가 기종으로의 변신을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SDI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사업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연료전지, 태양전지 등 2차 연료를 개발해 인류에게 깨끗하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다양한 에너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삼성 SDI는 21세기 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성 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을 도입, 신뢰와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상을 구축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 엔씨소프트 리니지/온라인게임 15만명 동시접속 대기록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리니지2’ 등 대규모다중접속롤플레잉(MMOPRG)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적수가 없는 세계 1위 기업이다.
리니지는 1998년 9월 국내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년 4개월만인 2001년 1월 회원 수 1,000만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 온라인게임 사상 최고인 15만명의 동시 접속자 기록도 가지고 있다. 현재 대만과 일본, 중국 등에도 진출한 리니지의 월간 접속자수는 전세계적으로 300만명에 달하며, 이는 온라인 게임 역사상 최대다. 리니지는 월평균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누적매출액이 6,000억원에 달한다. 해외 수출을 통한 로열티 수입도 월간 20억원, 2004년 통산 연간 459억원에 이른다.
엔씨소프트는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숫자에서만 세계 최고가 아닌 진정한 섟?최고로 거듭나고 있다. 대만과 일본, 중국 등 게임에 관한한 아시아 주변국은 물론이고 게임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도 엔씨소프트의 활동무대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를 제공하고 있는 나라는 20개국에 육박하며, 100여개의 리니지2 서비스 지역(게임 월드)으로 세분화 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리니지2가 이미 두터운 사용자 층을 형성하고 있다. 유료 회원의 비율이 60% 가 넘고, 동시 접속자는 10만명에 이른다. 중국에서 지난해 4분기에 벌어들인 수익만도 25억원 수준이다. 태국에서는 지난해 7월 설립한 합작 법인인 ‘엔씨트루’를 통해 지난달 9일부터 리니지2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벌써부터 태국 게임 마니아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05년 상반기 중에 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은 엔씨소프트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 시장으로, 현지 자회사인 엔씨소프트USA가 새로운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2004년 미국 ‘E3쇼’에서 첫 선을 보인 ‘타뷸라라사’를 비롯해 리니지 시리즈를 잇는 ‘길드 워’와 여성용 게임 ‘얼터 라이프’, 차를 주제로 한 온라인 게임 ‘오토 어설트’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에서는 현지 게이머들을 위한 전용 서버 ‘에바’(Eva)를 오픈하고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9개 국가에서 리니지2 게임을 패키지 형식(게임CD+이용권)으로 판매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1개월 무료 이용권이 포함된 리니지2 패키지의 가격이 29.99 파운드(6만원)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 유닉스전자 이미용제품/10㎝·190g 초경량 헤어드라이어 세계가 깜짝
유닉스전자는 지난해 2월 미국 전역에 이·미용 유통망을 갖춘 훠룩시스템(Farouk Systems)과 헤어드라이어, 고데기 등 2,000만 달러(약 240억원) 수출계약을 맺었다. 11월에는 훠룩으로부터 1,100만 달러(13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멕시코·브라질·두바이 등 세계 6개국에 합작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사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유닉스 전자는 지난해 전년도에 비해 25% 늘어난 48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불황에도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유닉스 드라이어가 ‘세계인의 머리를 말리는 드라이어’가 된 비결은 뭘까? 3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판 이충구(65) 회장의 집념과, 아낌없는 투자가 빛을 발한 뛰어난 기술력, 그리고 이 기술력을 시장에 내다파는 마케팅 능력의 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장은 1978년 유닉스전자를 세웠다. 70년대 일본에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증하며 헤어드라이어 등 간편하게 머리를 만질 수 있는 용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착안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27년 동안 헤어 용품만을 고집하며 유닉스전자가 시장에 내놓은 헤어드라이어만 2,000만대. 쌓아두면 에베레스트산의 565배에 달하는 높이다. 국내 전문가용 미용실 시장의 60%, 일반 가정용의 40%를 점유하는 등 국내시장 정복은 이미 오래 전에 달성했다.
이 회장의 고집은 연구개발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이어졌다. 해마다 매출액의 8%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부설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원만 17명에 달한다. 2003년에는 세계최초로 95% 이상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를 개발, 5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여행객을 겨냥한 무게 190g, 10㎝ 크기의 초경량 여행용 드라이어를 출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확보중인 특허만도 50여개. 유닉스 제품이 미국 전문 헤어 스타일리스트 7만5,000명이 뽑은 최고의 헤어제품으로 선정되자 훠룩 관계자는 "유닉스전자의 기술은 미 항공우주국(NASA)을 능가한다"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유능한 영업이 없으면 빛을 볼 수 없는 법. 유닉스전자는 대기업 수출 담당직원 등 5~10년 경력의 마케팅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해 마케팅 기법을 연구했고, 해외무역 인력도 대폭 늘렸다. 대형마트나 시장, 인터넷쇼핑몰 등에 유닉스 제품을 납품하는 중간 벤더 60개 업체를 확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 현대모비스 차부품/4년간 112%성장 ‘세계 톱10’ 야심
전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가 현대모비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규모 면에서는 아직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성장률 면에선 단연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2000년 11월 현대정공에서 사명을 바꾼 뒤 매년 1조원 이상씩 매출이 늘고 있다. 2001년 2조9,647억원, 2002년 4조1,347억원, 2003년 5조3,066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6조3,000억원(잠정)이라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8%나 확대된 6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4년 동안 무려 112%나 성장한 것으로 해마다 30%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델파이와 보쉬, 비스티온, 덴소 등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회사의 연평균 성장률이 4.1% 수준임을 감안하면 무려 7배 이상의 성장률이다. 물론 매출액 규모로만 보면 아직 델파이의 20%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잠재력은 무한하다.
현대모비스의 고성장세는 ‘연구개발(R&D) 강화'와 '글로벌 경영'에서 그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 먼저 현대모비스는 핵심사업인 모듈(서로 관련 있는 자동차 부품을 한 데 모은 일체형 부품) 제조 사업에서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마북리에 첨단 모듈 개발을 담당하는 기술연구소와 전자정보 부품 개발을 위한 카트로닉스 연구소를, 해외에는 북미 디트로이트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기술연구소, 중국 상하이 기술시험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마북리 연구단지 내에 준공된 최첨단 전자시험동은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글로벌 경영'은 현지에 맞는 전략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해외 현지 생산 및 물류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의 경우 이미 벨기에와 독일, 중국, 중남미 등에 지역별 A/S부품 거점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 5곳의 물류법인을 신설, 모두 12개의 해외 물류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미 자동차 빅3를 비롯한 해외 완성차 회사에 부품 및 모듈 공급 등을 더욱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자동차 완성품의 40%에 해당하는 컴플리트 섀시 모듈(Complete Chassis Module)을 공급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는 무려 연간 1,800억원 규모로 세계 유명 완성차 메이커에 ‘현대모비스'의 기술력과 품질력을 확인시켜 줬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010년 ‘세계 부품업체 톱10' 안에 드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그레이트컴퍼니'(Great Company)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 SK㈜ 석유관련 분야/‘고급 윤활기유’ 최대 공급자로 우뚝
석유 생산과는 거리가 먼 우리나라이지만, 석유 관련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향해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에너지ㆍ화학 기업인 SK㈜는 고급 윤활기유 분야에서 이미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아스팔트와 일부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를 넘보고 있다. 업종 특성상 대부분의 공정과 운영기술을 외국의 메이저 업체들로부터 라이센스를 제공받아 공장을 건설했지만, 40여년간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세계 ‘넘버 원'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SK는 ‘유베이스(YUBASE)'라는 브랜드를 통해 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 최대 공급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윤활기유란 윤활유의 90%를 구성하는 주 원료. SK는 95년 제1윤활기유 공장(하루 생산량 1만배럴) 준공을 통해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 뛰어 든 이후, 현재 세계 윤활유 생산량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엑슨모빌과 BP 등 30여개국 80개 회사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제2공장을 가동, 윤활기유 하루 생산량이 1억7,000만 배럴에 달하면서 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아스팔트 분야에서는 중국ㆍ일본 등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2003년 연간 98만톤을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동아시아 최대 규모인 120만톤을 수출했다. 특히 중국 아스팔트 시장에서는 수입 아스팔트 시장의 45%를 차지하며, 수입 아스팔트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SK의 대 중국 아스팔트 수출 실적(누적)이 500만톤을 돌파하기도 했다. SK가 중국에 수출한 아스팔트로만 왕복 4차선 고속도로 기준으로 총 1만2,500㎞가 건설됐다.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제품들도 많다. SK는 작년말 세계에서 세번째로 리튬이온전지용 격리막을 개발했다. 격리막이란 대표적인 2차전지인 리튬이온 전지의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고,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기공을 통해 전해질 이온을 통과할 수 있게 하는 박막으로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소재다. SK는 현재 대덕 기술원에 있는 시험생산 설비를 기초로 내년 시장 공급을 목표로 양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차세대 온수ㆍ난방관용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PE_RT 신소재를 미국의 다우케미칼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개발하면서, 소재산업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와함께 정유ㆍ석유화학 산업에서는 ‘마법의 돌'로 불릴 만큼, 정유ㆍ유화 공정이나 환경오염 방지 등에 중요하게 이용되는 촉매 산업에서 다양한 분야의 촉매를 독자 개발함으로써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SK 관계자는 "석유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예멘 이집트 베트남 등 11개국에서 원유, 천연가스 생산ㆍ탐사 작업을 벌이며 국내 연간 원유소비 물량의 40%에 해당하는 3억 배럴의 보유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석유개발 사업을 질적ㆍ양적으로 강화, 세계 톱 클래스 자원개발 회사로의 도약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 듀오백코리아 듀오백/ "가장 편안한 의자" 인지도 1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학생들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의자를 어떤 것으로 바꾸면 좋겠냐고 물으면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양쪽으로 갈라진 등받이로 유명한 ‘듀오백(사진)'이다.
듀오백을 생산하는 듀오백코리아는 지난해부터 학생용 책ㆍ걸상 세트인 ‘듀오스쿨'을 개발해 대성학원 등 입시학원과 대원외고 등 30여 곳의 학교에 납품했다. 듀오스쿨이 이들 학교에 납품된 건 여러 회사의 제품 중 학생들이 직접 앉아보고 가장 편안한 의자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학생들의 성원에 힘입어 듀오백코리아는 최근 수강용 의자 4종을 조달품목으로 등록하고 연간 5,000억원 선으로 추정되는 국ㆍ공립학교 교구용 책걸상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듀오백코리아는 1997년 인체공학 기능을 적용한 기능성 의자 ‘듀오백'을 내놓은 이후 국내 의자부문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의자 브랜드 조사에서 50%가 넘는 인지도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5%가 넘는 매출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에 총판과 대리점만 2,000개가 넘는다.
듀오백은 같은 무게라도 배낭을 지고 걸으면 그 무게가 덜해지는 ‘배낭효과'를 이용했다. 앉을 때 허리에만 집중되던 하중을 근육에 골고루 전달, 앉아있는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듀오백은 독일 함부르크 의대의 브루닝(Brunig) 교수가 배낭효과를 이용한 ‘듀오백 이론'을 발표한 이후, 독일에서 척추 측만증 등 요통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사용될 목적으로 개발됐다.
듀오백코리아는 바로 독일의 듀오백 이론을 한국으로 들여와 임상실험 등을 거쳐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디자인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일본 대형 통신판매업체 닛센사와 판매대행 계약을 맺었다. 또 홍콩,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수출하는 등 세계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듀오백코리아는 해마다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에 책정한 결과, 인체공학적 가구설계 분야에서 실용신안권, 상표등록건 등을 50여건 따냈다. 최근에는 여성의 체형에 맞게 설계된 ‘듀오백레이디'와 성장기 어린이 전용의자 ‘듀오백키즈'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듀오백코리아 정관영(33) 대표는 "듀오백은 이미 각종 해외 유명 전시회 등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아낌없는 투자와 연구개발로 한국최고가 아닌 세계최고 의자로 키워나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 대상㈜ 클로렐라/ 건강보조 식품의 ‘대명사’로
"이거 좋은 거니까 한번 연구해 봐."
1990년대 초 대상㈜의 창업자인 임대홍(85) 전 회장은 회사 관계자들에게 클로렐라 한 봉지를 건네주었다. 초록색의 플랑크톤 덩어리가 팔릴 것을 기대한 사람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클로렐라는 이미 시장에서 실패한 전력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카드뮴 배출효과가 밝혀지면서 50세 이상 인구의 73%가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80년대 국내에 선보인 클로렐라 라면은 곧 소리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임 전 회장이 누구인가. 미원과 맛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조미료'를 스스로 연구·개발해 수십 년 이어진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천부적 상품개발감각의 소유자다. 대상㈜은 그 감각을 다시 한번 믿어 보기로 했다.
대상㈜는 93년부터 클로렐라 배양법을 개발, 특허를 따고 96년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해 일본에 수출했다.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99년 매출은 10억원. 그러나 2003년 말부터 선풍적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이듬해 6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을 만들면서 5년 만에 67배나 성장했고 이제 클로렐라는 건강보조 식품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클로렐라 수입업체는 60개로 급증했으나 대상이 시장의 67%를 점유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800억원. 대상 클로렐라는 지난해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세계일류상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클로렐라 추출물인 클로렐라 성장인자(CGF)가 성장 발육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라면, 음료 외에 클로렐라 우유, 클로렐라 요구르트, 어린이 성장용 건강식품, 이유식 등에도 쓰이고 있다. 국내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클로렐라 원료의 약 95%는 대상 제품이다.
대상 클로렐라는 2003년 말 한 공중파 방송에 소개되면서 급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영리한 소비자의 지갑을 쉽게 연 것은 아니다. 대상은 98년부터 인제대 김용호 교수 등과 함께 클로렐라의 효능에 대해 꾸준히 연구, 카드뮴 배출효과와 골다공증 예방 효과, 장기능 개선효과, 다이옥신 배출효과 등을 입증했다. 또 고가의 방문판매 대신 합리적인 가격표를 붙여 통신판매, 대리점 판매, 인터넷 및 홈쇼핑, 대형할인점과 백화점, 편의점, 약국 등으로 유통경로를 넓혀왔다. 영세업체의 ‘믿거나 말거나'식 건강보조식품이 아닌, ‘믿을 만한 근거와 합리적 가격'이라는 정공법이 성공한 경우다. 대상은 클로렐라의 세포노화방지 기능을 활용, 화장품 치약 비누 등으로 응용상품을 더욱 폭넓게 개발할 계획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