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커지는 IT실적 우려…‘인텔 효과’ 증발
알림

커지는 IT실적 우려…‘인텔 효과’ 증발

입력
2005.01.13 00:00
0 0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미국 증시가 실적 향상 기대로 축배를 준비하고 있지만, 평소 동조화 움직임을 보이던 한국 증시는 ‘잔치 구경’만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오전(한국시각) 인텔이 사상 최고 수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으나, 국내 정보기술(IT) 종목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사상 최고인 96억 달러를 기록했고, 주당순이익(EPS)은 33센트로 시장 기대치(31센트)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약보합세를 유지하다 제자리에 머물렀고, 하이닉스는 2.48%, 동부아남반도체는 1.48% 하락 마감했다.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SDI는 3.30%, LG필립스LCD도 1.56% 떨어지는 등 대형 IT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인텔의 주가가 급등하면 국내 첨단 기술주들이 동반 상승하는 ‘인텔 효과’가 올해에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증시 분석가들은 인텔의 분기실적 호조가 IT주 전반의 약세기조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주부터 줄줄이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 국내 대형 IT주들의 4분기 실적이 인텔과 달리 부진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적부진의 주요인이 인텔과 연계성이 강한 반도체보다는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도 ‘인텔 효과’를 희석 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위원은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전화 등 비반도체 부문의 4분기 실적이 2000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IT분야는 물론 국내 증시 전반이 미국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동원증권 장재익 연구원은 "미국의 기업이익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깜짝 실적’을 기대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지속이 주가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글로벌 동조화 현상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진 상황에서 이들의 매수를 자극할 새로운 재료도 없기 때문에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인텔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달러 약세를 통한 매출 증가로 올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등 향후 전망이 비교적 밝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동원증권은 "인텔이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 보다 34%나 늘렸다"며 "이를 통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보급이 확대되면, PC수요를 자극해 삼성전자 등 D램 업체들에게 긍정적인 뉴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 역시 인텔의 공격적 설비투자 계획으로 PC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