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어제 발표한 ‘2003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결과’는 충격적이다. 초등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교 1학년의 약 1%를 대상으로 학업수준을 평가한 결과, 중·고교생 10명 중 1명꼴로 기초학력에 미달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초등학생은 2001년 1%에서 5%로, 중학생은 5%에서 11%로, 고교생은 6%에서 12%로 각각 높아졌다. 물론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해가 갈수록 학업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추세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각 분야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뿌듯해한 게 지난달인데 이런 결과를 보니 당혹스럽다. 학교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이렇게 많은 현실을 외면하고 외형적으로 드러난 성과「?고무됐던 것이 부끄럽다.
일차적인 책임은 교육당국에 있다. 몇 년 전부터 학습부진 학생들에 대해 교사들이 특별지도를 하도록 하는 기초학력책임지도제라는 것을 실시해 오고 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 제도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사명감만 강조할 게 아니라 수당을 지급하거나 승진·전보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 또한 수학, 과학 등 흥미를 잃기 쉬운 과목들을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적합한 교재나 교수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부모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도 중요하다. 전문가들 조사결과, 학습부진의 원인 가운데 상당부분은 환경·정서적 요인이 작용한다. 습관적으로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것은 아이의 학습의욕을 떨어뜨릴 뿐이다.
읍ㆍ면 지역의 학업수준이 도시지역 보다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결과인 만큼 방과 후 교육활동 강화와 사이버 학습체계 구축, 우수고교 육성 등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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