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을 크게 바꿨다. 박근혜 대표가 취임 2년째 들어서면서 갖춘 새로운 진용이다. 정책 당직도 초선 의원으로 대거 교체한 큰 폭의 개편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들리는 말들이 박 대표 친정 체제의 독주니, 보수화의 강화니 하는 천편일률적인 소리들 뿐이다. 면모일신, 환골탈태 등의 표현이 등장하는 신선한 평가가 없는 것이 따분하기까지 하다.
대규모 당직개편을 했는데도 야당의 모습이 그저 한가하게만 느껴진다니 이는 비정상이다. 정권의 임기가 3년차에 들어선 시점에 대체세력으로서의 야당이 제시하려는 목표와 지향점이 무엇인지 애매하고 모호한 수준을 맴돈다. 민생 경제 회생, 보수 포용, 실용노선 전환 등으로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는 여권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한나라당?정부와 여당을 향해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이념형 국정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해 왔지만 자신 역시 비판과 반대에만 몰두해 왔다는 지적을 벗지 못했다. 지도부를 그렇게 바꾸고도 국민을 향해 능동적인 야당상을 보이지 못한다는 소리는 여전할 것 같다. 김무성 사무총장이 다채로운 경력과 경륜을 갖추었다고 하나, 그 평가는 유능한 내부 관리자로서가 아니라 야당의 시대를 새로 개척할 만한 메시지와 정치력을 발휘하는가에서 찾아야 한다. 박세일 정책위의장 역시 민생 경제 중심으로 국정기조를 전환하는 정권을 상대로 얼마나 치열한 정책경쟁을 끌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나라당은 항상 먹고 사는 문제를 말했고, ‘지켜야 할 가치’를 주장했지만, 대규모 인사를 하고서도 야당을 따라가면 되겠다는 신뢰를 주는 데는 또 실패하고 있다. 자신의 힘으로 지지를 넓힐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