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세종문화회관에 ‘철밥통’은 없다.
세종문화회관이 11일 서울시향의 독립법인화를 비롯한 소속 9개 예술단의 개편과 각 단체의 공연비 대폭 증액, 예술단과 단원에 대한 엄격하고 실질적인 평가를 골자로 하는 신년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향은 6, 7월께 재단법인으로 독립한다. 또 청소년교향악단은 서울시향 부설, 소년소녀합창단은 서울시합창단 부설로 통합되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부설로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이뤄진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이 생긴다.
소속 예술단의 올해 공연비(인건비 등 기타 고정비용 제외)는 67억 9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3%가 늘어난다. 특히 법인화를 앞둔 서울시향의 공연비가 전년 대비 103%로 가장 크게 증액됐고,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극단의 공연비도 각각 77%와 66% 커졌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의 예술단 공연비를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늘리기는 처음이다. 돈이 없어 좋은 무대를 만들지 못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해줄 테니 잘 해보라는 격려이자 경고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단체와 단원을 평가할 기준도 마련됐다. 예술단 단원평가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세종문화회관 노사는 지난 연말 단원 개개인을 예능도와 상시평가를 종합해 평가하고 평점에 따라 주의, 경고, 징계하는 구체적인 절차와 방안에 합의했다.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의 고질병으로 지목돼온 무사안일을 이제는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 세종문화회관은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1999년 말 예술단 단원평가 오디션을 하려다 노조의 반발로 무산된 이후 상시평가를 택했으나, 지금껏 유명무실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 같은 내부혁신 외에 신규사업으로 올해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음악콩쿠르를 주최한다. 서양음악(성악·피아노·현악·관악)과 전통음악(관악·현악·타악·기타)으로 나눠 5월에 첫 행사를 치른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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