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야경이 화려해진다. 서울시는 9월 청계천 복원에 맞춰 4대문 안 주요 거리와 청계천 주변에 다채로운 야간 조명경관을 연출하기로 했다. 시는 11일 청계천 복원사업 및 종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와 연계, 서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 2007년까지 연차적으로 4대문 안 지역에 야간경관 조명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광화문 흥인지문 남대문 등 4대문 안 가로변 조명연출을 위해 34억6,2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3월 설계공모전을 거쳐 사업자를 확정하고 6월까지 사업구역에 대한 기본·실시설계를 끝낼 예정이다.
올해 우선사업구역은 이미 현상공모를 통해 확정된 성북구 소재 서울성곽을 비롯해 광화문 앞과 세종로변 일대, 시청앞 서울광장, 덕수궁길 등이다.
2006년에는 경복궁 창덕궁 율곡로 태평로 소공로 등에, 2007년에는 대학로 종로 인사동길 삼일로 등에 야간조명이 확대된다.
지난해 확정된 청계천 구간(5.8㎞) 야간조명 계획은 ‘빛과 물과 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50억원을 들여 시점부 광장, 22개 교량, 수목, 천변, 수로, 수경관 등을 총 7,000여개의 조명등을 활용해 일종의 설치미술 작품처럼 꾸민다.
시점부 광장은 분수조명과 광섬유조명으로 청계천의 역사를 보여주며 곳곳에서 수중조명과 태양광을 이용한 발광다이오드(LED)로 주변 경관에 맞는 다채로운 밤풍경을 연출한다.
윤혁경 시 도시디자인과장은 "지금까지는 한강다리나 시청, 세종문화회관 등 개별 공공시설물을 위주로 ‘보이는 야경’을 연출해왔다면, 이제는 시민생활과 맞닿아있는 4대문 안 공간 전체를 고려한 ‘느끼는 조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야간 조명경관을 서울시티투어버스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이벤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시는 한편 야간 조명경관 사업의 소요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전력 절감을 위한 대책도 세우고 있다.
청계천 조명에 쓰이는 1년치 전기요금이 6,000여만원에 이르고, 4대문 안 조명에도 그 이상의 관리경비가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는 원칙적으로 야간에 남는 전력을 이용하고, 전력소모가 적은 조명기구를 사용하면서 계절과 장소에 따라 탄력적으로 시간대를 조절할 계획이다.
이무용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축물이나 유적에 대한 야간 조명은 낮에는 볼 수 없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전광판과 간판 등 무질서한 빛의 공해를 규제하고 나아가 이들을 야경에 활용하는 장기적 방안까지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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