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주미대사로 내정된 홍석현(사진) 중앙일보 회장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동의) 절차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일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는 한승주 현 주미대사가 참석하게 됐다. 외교부는 11일 "홍 내정자의 아그레망 절차가 개시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 완료되지 못했다"며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이미 초청장을 받은 한 대사가 참석한다"고 말했다.
결국 홍 내정자의 아그레망 소요기간은 전임자들의 평균 소요기간인 한달을 넘길 전망이다. 한승주 대사는 역대 주미 대사중 가장 빠른 9일만에 아그레망 절차를 끝냈었다.
아그레망 절차가 1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자 외교부 주변에서는 "미국측이 홍 내정자를 둘러싼 한국측 기류를 살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당국자들은 "미국의 경우 연말 연시에는 휴일이 많아 절차가 더디게 진행됐을 뿐"이라며 "이 문제를 한미관계와 연결해 생각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내정 발표 직후 절차를 서둘러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 홍 내정자가 참석하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는 했었다"며 "그러나 서울에서 정리할 것이 많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홍 내정자의 신변 정리문제가 간단치 않아 주재국 대통령 취임식에 굳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말로 도 해석된다. 홍 내정자는 내달 중순이후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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