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모기지론, 게 섰거라!"
은행들이 주택금융공사가 선점한 모기지론(장기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은행 입장에서는 모기지론이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효자 상품’이지만, 그간 ‘정부 공인’ 마크가 찍힌 공사 모기지론에 열세를 보여왔다. 은행들은 저마다 공사 모기지론과 차별적인 혜택을 주는 상품 개발을 서두르며 모기지론 고객 흡수를 노리고 있다. 은행과 공사의 모기지론 전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훨씬 다양해지는 셈이다.
‘절대 강자’ 공사 모기지론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공사 모기지론은 지금까지 은행 개별 모기지론 상품을 압도해 왔다. 가장 큰 장점은 최고 20년까지 고정 금리로 안정되게 자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출시 당시 연 6.7%였던 금리는 세 차례 인하 끝에 현재 연 5.95%까지 내려와 있는 상태다. 언제 금리가 상승할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작년까지 2억원이었던 대출 한도도 올해부터는 3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시중은행 상품(60%)보다 높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점이다. 예컨대 시가 3억원인 주택에 대해 시중은행 모기지론은 최대 1억8,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주지만, 공사 상품을 이용하면 2억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 개별 상품 대공세 공사 모기지론에 주도권을 빼앗긴 은행들은 상품 구조를 혁신하며 고객 쟁탈전에 가세했다. 기업은행이 10일부터 판매 중인 ‘마이플랜 모기지론’은 상환 조건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3년 만기 일시상환 ▦5년 만기 일시상환 ▦3년 거치 12년 분할상환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등 4가지다.
일시상환 상품은 연 5.3%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며, 분할상환형은 다시 1, 3, 6, 12개월 중에서 상환 주기를 선택해 변동금리를 적용할 수 있다. 단기 일시상환 상품은 금리에서 매력이 있고, 장기 분할상환 상품은 거치기간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우리은행의 ‘옵션富 우리모기지론’은 다양한 옵션이 장점이다. 여유자금이 있을 때 매년 원금의 10% 범위 내에서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갚을 수 있고,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는 최대 1,000만원까지 신용대출도 받을 수 있다.
대출 기간이 최장 30년인 마이홈플랜을 판매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조만간 상품 구조를 바꿀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4조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선전을 해왔지만, 이 달 말 상품 구조를 혁신해 경쟁력을 한층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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