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요리사 김원일(47)씨는 그 바닥에선 널리 알려진 기인이다. 경기 분당에서 ‘쯔루가메 스시’라는 일식집을 운영하지만 정작 그의 관심은 돈 버는 데 있지 않다.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익힌 요리법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전수하는 게 목표다. "좋은 요리는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이런 뜻으로 펴낸 책이 ‘정통 초밥요리’ ‘정통일본요리’ 등 벌써 12권이나 된다. ‘초밥기술전과’는 그야말로 초밥요리에 관한한 일본책 수준을 뛰어넘는 백과사전이다. 올해 말까지 스무 권을 넘길 계획이다. 더구나 초밥이란 것이 모양도 중요한 만큼 화려한 컬러사진으로 꾸며지는 책의 출판비는 일반 서적과 비할 바가 아니다. 모두 자비 출판이다.
그가 이번에는 국내 최초로 악명 높은 일본식 도제수업방식의 일본요리학원을 차린다. 14일 개원하는 학원은 조리사자격증 취득과는 관련이 없다.
칼 다루는 방법에서 생선손질 및 조리에 이르기까지 그가 세계 3대 요리학교에 드는 일본 오사카 아베노쯔지 조리사대학원 기술연구소 등에서 8년간 익힌 비법을 모두 가르칠 예정이다. 2년 과정 수업은 일본어로 진행되며, 정신수양을 위해 꽃꽂이와 한문붓글씨 공부도 병행한다.
수강생 중에는 서울대 출신의 사업가부터 건축사, 이학박사까지 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 그게 요리사의 최대 행복이지요. 그런 요리사를 많이 키우는 것이 제 일생의 목표입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