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오페라 하우스’ 건립 계획에 대해 "문화공간 확충으로 환영할 일"이라는 반응과 함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최재범 당시 서울시 부시장이 처음 언급했던 오페라 하우스 건립 계획은 이명박 시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재확인함으로써 확정 사업으로 굳어졌다.
이 시장이 오페라 하우스의 적정 장소로 언급한 ‘강남·북의 중간 지점’은 한강대교 아래 중지도를 가리킨다. 서울시는 이미 2007년까지 중지도 오페라 하우스 건설을 위해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갔다. 3개월 내 용역 결과가 나오면 본격 사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 등으로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관광 자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오페라 하우스 건립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며 "한강 한 가운데 오페라 하우스가 만들어지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에 버금가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지도 부지는 1만3,000여 평으로 대규모 문화공간을 만드는데 문제가 없는 크기" 라며 "올해 예산에 부지 구입비 400억원을 이미 편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건설업체 건영이 1988년 80억원대에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이 땅은 공개 매각이 추진중이어서 서울시의 매입은 수월할 전망이다.
하지만 오페라 하우스 건설이 세종문화회관(3,500석)과 예술의 전당(2,300석)을 비롯해 고양시의 일산문화센터(2,000석) 덕양문화체육센터(1,500석) 등을 갖고 있는 서울 및 수도권 주민들에게는 ‘문화공간 과포화’라는 지적도 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서울 대규모 공연장의 공석률이 50~70%나 되는 실정에서 또 다른 오페라 하우스 건립이 거론되는 것은 문제" 라며 "오페라전용공간보다는 다목적 문화공간을 신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중지도가 현재로서는 대중교통으로 전혀 접근할 수 없는 지점이라 올림픽대로와 노들길의 램프 신설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 박모(35)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을 짓겠다는 생각은 좋지만 자칫 수요 예측도 하지 않은 과시성 행정으로 예산 낭비만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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