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게임테이블을 불법 임차한 뒤 국내 재력가들을 끌어들여 거액의 사기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붙잡혔다.
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정모(54)씨 일당은 지난해 8월31일부터 이틀간 제주 A호텔 카지노의 ‘바카라’게임테이블 1대를 6,000만원에 불법 임차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사우나 운영업자인 안모씨와 지방에서 미술관을 경영하는 김모씨를 골프여행을 핑계로 제주로 유인한 뒤 이 도박장에 끌어들였다.
안씨와 김씨는 장소가 호텔 카지노인 데다 지배인과 딜러도 카지노 직원이었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즐겼고, 결국 안씨는 하룻밤 새 1억1,000만원을, 김씨는 다음날 5시간 만에 9억원을 잃었다. 장소만 호텔 카지노였을 뿐 지배인과 딜러, 함께 도박을 했던 참여자 모두 정씨 일당이었다. 딜러 역할을 한 이모씨는 순서가 미리 조작된 이른바 ‘탄’을 사용해 피해자가 거는 쪽이 지도록 게임을 조작했고, 속칭 ‘바지’로 불리는 공범들은 거액을 베팅하며 판돈을 올렸다.
이 같은 사실은 조직폭력사범전담 검·경 합동수사부가 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의 출소를 앞두고 서방파 간부급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합수부는 10일 정씨 일당 8명을 적발, 정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6,000만원을 받고 게임 테이블을 불법 임대해 주고 내국인 출입을 묵인한 A호텔 카지노 대표 김모(41)씨와 판촉부 직원 현모(33)씨를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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