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애플비(호주)가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개막전 정상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애플비는 10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 마우이의 카팔루아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파73·7,263야드)에서 끝난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로 6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21언더파 271타로 우승을 넘봤던 ‘빅3’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애플비는 1982,83년 래니 왓킨스 이후 22년만에 대회를 2연패한 선수가 됐다. PGA투어 개인 통산 6승을 차지한 애플비는 지난해 5월 데이비드 톰스가 페덱스 세인트 주드 클래식을 방어한 이후 처음으로 타이틀을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1998년 첫 부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4년만에 재혼한 애플비는 이번 주 첫 아이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우승컵과 함께 106만달러, 벤츠 스포츠카 등 푸짐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게 됐다.
누구도 대퇴부 신경을 다친 애플비의 우승을 점치지 못했다. 더구나 첫날 동행했던 아내가 산기를 느껴 호주로 후송되면서 안정감을 잃어 1오버파 74타를 치는 등 출발이 험난했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 꾸준히 타수를 줄인 애플비는 비바람이 몰아친 이날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행운은 6번홀(파4)에서 찾아왔다. 3번(파4), 5번홀(파5) 버디로 상승세를 탄 애플비는 이 홀에서 행운의 이글을 건지며 본격적으로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애플비가 때린 드라이버샷은 내리막을 타고 굴러 내려가 티잉그라운드에서 389야드 거리의 핀 오른쪽 3.6m거리에 멈췄다. 차분하게 이글 퍼트를 잡아낸 애플비는 순식간에 리더보드 상단으로 치고 올라왔고 이후 12번홀(파4)에 이어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특히 18번홀(파5)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휘면서 좌측 러프에 빠졌으나 차분하게 레이업한 뒤 파세이브에 성공하는 등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지켰던 비제이 싱(피지)은 이날 1오버파 74타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274타로 공동5위에 머물렸다. ‘빅이지’ 어니 엘스(남아공)도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드라이버샷이 오른쪽 숲속으로 들어가 우승의 꿈을 접었다. 엘스는 이날 2타를 줄이며 19언더파 273타로 공동3위에 그쳤고,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5타를 줄이며 엘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때 선두로 나섰던 ‘독학파’ 조너선 케이(미국)는 18번홀에서 연장을 노렸으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며 1타차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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