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간’ 시인 천상병의 삶이 무대 위에서 부활한다. 극단 여행자가 ‘소풍’(사진)으로 2월2일부터 4일간 경기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 그의 영혼을 불러낸다.
이번 공연은 의정부 출신인 천 시인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다. 청년 천상병의 시에 대한 열정, 동베를린 사건에 휘말리며 겪은 모진 고문, 아내 목순옥 여사와의 극적인 사랑 등 시인의 맑지만 굴곡진 인생을 다룬다.
‘연 카르마’로 2003년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해 주목 받은 연출가 양정웅이 무대를 꾸민다. 극작은 소설가이자, 양정웅의 어머니인 김청조씨가 맡았다. "예술인 전기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는 양정웅은 "지난해 여름부터 어머니가 천상병 시인의 작품을 준비 중이었는데, ㎏뗑?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의뢰가 들어와 극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초대 품바로 잘 알려진 정규수가 천 시인 역을 맡았다. 해맑은 웃음을 지닌 그가 시인의 풍모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판단에서다.
‘소풍’은 ‘귀천’ ‘새’ 등 천 시인의 주옥 같은 시들을 가사로 만든 노래 7, 8곡이 담겨 음악극 성격을 띈다. "시의 운율 자체가 음악이고, 브람스를 사랑했던 시인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도구가 음악이다"는 연출 의도가 담겼다. 지난해 처음 ‘천상병 예술제’를 개최한 의정부 예술의 전당은 매년 ‘소풍’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며, 서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031)828-5841, (02)3673-1392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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