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8일 연속 상승하면서 2년 만에 최장기 랠리를 기록하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조정보다는 상승세 지속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렇지만 실적과 무관하게 급등한 일부 테마주의 경우 언제 거품이 꺼질지 모르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어닝시즌이 곧 시작되는 점을 감안, 실적이 호전되고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우량주로 투자대상을 한정하라는 것이다.
10일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 대비 10.54포인트 오른 418.72포인트로 마감했다. 8일 연속 상승은 2002년 11월 19~12월 3일 11일 연속 상승 이후 25개월 만에 최장 기록이다. 8일간 지수 상승률도 12%에 육박해 지난해 3, 4월 외국인 순매수 유입으로 급등하던 때보다 상승탄력이 더욱 강하다.
당연히 과열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실적이 반영된 정상적인 상승 흐름으로 보기엔 뭔가 석연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투자분석팀장은 "과열 여부를 가장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이격도로 보자면 지수는 이미 과열 상태"라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책임연구원은 "상승 무드가 저가주로 확산되면서 10일에는 전체 800여개 종목 가운데 무려 600개가 오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상승 분위기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한다. 하면서도 과열 뒤에 올 조정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메리츠증권 윤세육 센터장은 "옵션 만기일(13일)까지는 거래소가 쉬어 갈 것이기 때문에 코스닥이 당분간 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이 과열권에 들어왔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지난 몇 년 간 소외된 결과 가격 메리트와 함께 나타난 ‘한풀이 장세’ 성격이어서 일시적인 조정을 거치더라도 당분간 상승 방향으로 계속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옵션 만기일까지는 거래소시장이 실적악화 전망과 프로그램 매도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만큼,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과열 뒤에는 반드시 조정이 오는 법. 과열의 거품이 꺼질 때 큰 타격을 받지 않으면서도 코스닥 랠리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을 고려, 기관과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실적 호전 저평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양종금증권 이현주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단기 급등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수급과 기업 가치를 감안해 실적 호전 우량주와 기관·외국인 선호 종목을 고른다면 중기적으로 매수 관점에서 접근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영업실적이 호전되고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으로 진성티이씨 엠텍비젼 소디프신소재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업체의 투자 수혜를 입는 LCD 및 반도체 장비주에 대한 추천도 잇따르고 있다. 단, 저가 이점이 부각되며 최근 상승 중인 인터넷주는 4분기 실적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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