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공세를 펼친 영국계 스탠다드차터드(SCB) 은행의 제일은행 인수가 유력하다. 제일은행은 지난 주말 매각 협상을 끝내고 금명간 최종 인수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SCB는 당초 유력한 제일은행 인수 후보였던 HSBC보다 막판에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 사실상 인수자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고위 소식통은 "HSBC는 지난달 24일 최종 가격을 제시하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최후 통첩을 한 뒤 사실상 발을 뺐다"며 "SCB가 막판에 HSBC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여러 가지 옵션 제시에도 불구하고 저울추는 SBC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르면 10일 중, 늦어도 12일까지는 매각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각 가격은 주당 1만7,000원 안팎, 총 3조5,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SCB는 매각 대금 중 60% 가량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차입 등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CB의 제일은행 인수가 확정될 경우 경쟁자였던 HSBC보다 규모에서 크게 밀리기 때문에 높은 매각 가격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제일은행 자산(47조원 가량)은 SCB 총자산(130조원 가량)의 30%를 훨씬 넘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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