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 무장 단체가 한국인 2명을 인질로 잡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라크 내 한국군이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인질들에 대한 심판(살해)을 내릴 것이라고 위협, 정부가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섰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9일 밤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라크의 ‘알 지하드’ (성전·聖戰) 라는 무장 단체가 한국인 2명을 인질로 잡았다고 주장하는 성명이 아랍 웹사이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6일자로 된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한국 정부에게 이라크에서 72시간 내에 철수할 시간을 부여한다"며 "만약 철수하지 않으면 2명의 인질들에게 ‘알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며 몇 시간 내에 인질들의 사진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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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명이 아랍 웹사이트에 적혀있는 대로 6일 게재됐다면 9일 밤을 기준으로 72시간의 시한이 이미 경과했을 수도 있다.
또 무장단체의 정식 명칭은 ‘2대 강의 국가의 알 지하드’인데, 2대 강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을 지칭하는 것으로 곧 이라크를 뜻한다. 지하드라는 말도 성전을 의미하는 일반 명사여서 특정 단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오늘(9일) 오후 이 성명을 대테러 첩보를 수집하는 국내 부서를 통해 입수했다"며 "주장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라크 내 교민현황과 이들의 안전여부를 긴급 점검 중"이라며 "현재 이라크 대사관과 아르빌 사무소가 파악하고 있는 교민들에게는 이상이 없으나, 무단 입국한 한국인들이 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외교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이날 정보 입수 직후 긴급대책 회의 등을 열어 교민 안전확인 작업을 현지공관에 지시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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