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의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비판보도의 대상자로부터 술·식사 대접과 함께 외제 고급 핸드백을 선물받았다가 돌려준 것이다. 향응을 제공한 측 역시 SBS의 대주주인 건설회사 태영이라는 점에서 두 방송사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MBC 보도국장과 신강균 앵커의 보직 사퇴로까지 번진 이번 파문에는 학연·지연 문제 등도 개입돼 있어, 다시 한번 청산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폐습을 보여 준다.
‘신강균의…’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용기 있는 고발보도 등으로 지난해 전국언론노동조합으로부터 민주언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언론노조와 언론인권센터 등이 잇달아 비난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용기 있는 행위에는 그에 걸맞은 도덕성과 책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자명한 결과다.
해당 언론인 3명 모두 파문이 확대되기 전 100만원 상당의 명품 핸드백을 돌려주었고 그 후 보직을 사퇴했더라도, MBC는 보다 근본적인 반성을 바탕으로 자기개혁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SBS의 대주주 회사가 비판적 보도를 한 언론인에게 향응을 제공한 구시대적 태도도 개탄스럽다. 이를 계기로 MBC와 SBS뿐 아니라, 전 언론계도 같은 도덕적 주문이 해당되고 요구된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MBC가 7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신강균의…’ 프로가 추구해 온 보도가치와 정당한 목표까지 이번 파문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좀더 섬세하고 성숙한 프로그램의 제작·방영이야말로 뼈아픈 반성이 가져오는 열매가 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