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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독 소홀 사외이사/ 쪽박 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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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독 소홀 사외이사/ 쪽박 찰 수 있다?

입력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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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회계부정 사건 등으로 파산한 미국의 거대 통신회사 월드콤의 전직 사외이사 10명이 감독 소홀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재를 털어 1,800만달러(약 190억원)를 물어내기로 결정했다. 사외이사들은 현재 진행중인 소송이 끝까지 갈 경우 배상액이 엄청날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6일 사외이사들이 회계부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책임을 지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언론들은 주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선임한 이사들이 책무를 소홀히 했을 경우 엄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월드콤 사외이사들이 채권자 및 투자자들에 배상키로 합의한 금액은 보험사를 통해 지급하는 3,600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모두 5,400만 달러에 이른다. 뉴욕 타임스는 사외이사들이 회사의 보험에 더해 개인적인 재산까지 토해낸 사례는 1968년 이후 단 4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는 이미 사망한 사외이사에게도 예외 없이 배상 책임을 물었다.

사외이사들이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할 배상액은 주거용 자산과 퇴직금 계좌, 부부 공동명의 자산 일부를 제외한 전재산의 20%에 해당한다. 1999년부터 2002년 사이에 재직한 이들이 사외이사로서 받은 급여는 연간 3만5,000 달러에 회의가 있을 때마다 받은 1,000달러의 참석비 정도에 불과했다.

이와 별도로 월드콤의 최대 채권은행이던 시티그룹은 월드콤 투자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26억5,000만 달러를 배상하는 등 부당 상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이 강화하는 추세이다.

미국 재계는 이번 월드콤의 합의가 자칫 기업들의 경영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기업이사협회의 로저 레이버 회장은 "이번 일이 기업판 매카시즘으로 이어져 모든 사람의 호주머니를 노리게 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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