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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문화한국-문화를 만드는 사람] (2) 에이콤 대표 윤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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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문화한국-문화를 만드는 사람] (2) 에이콤 대표 윤호진

입력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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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1997, 98년), 로스앤젤레스(98, 2003년), 런던(2002년), 토론토(2004년) 등 해외공연 6회. 77만 명의 관객과 총 580여 회 공연. 10년간 뮤지컬 ‘명성황후’가 일구어 낸 성과들이다. 윤호진(57) 에이콤 대표가 1995년 시해(弑害) 100년을 맞아 12억원을 들여 명성황후를 무대 위에 환생 시켰을 당시만 해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뗏목을 타고라도 브로드웨이에 가겠다"는 각오로 한국 창작뮤지컬의 세계화 이정표를 세운 윤 대표. ‘명성황후’ 10주년 기념 공연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그의 마음은 옛 소련의 광활한 대지를 달리고 있다.

그는 요절한?올해로 15년이 된 한국계 러시아 록가수 빅토르 최의 삶을 담은 뮤지컬 ‘제로 제너레이션’을 러시아 현지서 제작할 예정이다. 그가 이끄는 에이콤이 기획과 제작을 총괄하고 러시아 스태프와 배우들로 이루어진 제작진이 무대를 꾸민다. 일종의 현지화 전략이다.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등 브로드웨이 대작 뮤지컬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러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그의 의도가 담겨 있다. 여기에는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러시아 공연인력과 문화자원을 발판 삼아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포함되어 있다.

빅토르 최의 인기가 러시아 등 옛 소련 지역에서 아직 사그러들지 않은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8월께 모스크바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첫 공연을 가진 뒤 반응이 좋으면 대도시를 중심으로 순회공연에 나설 계획이다. "좁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윤 대표는 "일방적으로 우리 것을 파는 시대가 지났는데, 순수 국산 창작뮤지컬만 고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겨울 나그네’로 일본 뮤지컬시장의 빗장을 풀 계획도 가지고 있다. ‘겨울 나그네’가 담고 있는 가슴 저린 사랑이야기가 일본인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데다,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우 윤손하가 주연을 맡으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 ‘겨울 나그네’는 "몇몇 인기연예인이 일으킨 한류열풍은 결국 좋은 작품이 뒷받침 되어야 이어질 수 있다"는 그의 지론의 산물이기도 하다. 97년 초연작품의 뼈대만 남기고 새롭게 재구성해 우선 11월30일 국립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공연기획과 단국대 강의로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윤 대표는 엔터테이너 양성을 위한 중·고교 과정의 교육기관 설립에도 뜻을 두고 있다. 예술적 잠재성이 있는 청소년을 기숙사에 입소시켜 춤과 노래, 연기는 물론 영어 일어 등 외국어도 체계적으로 가르칠 욕심에서다. "국내 무대가 아닌 세계무대를 목표로 큰 재목을 만들다 보면, 우리나라가 뮤지컬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명성황후’ 이후 10년간 해온 일보다 앞으로 10년간 할 일이 더 많다"는 윤 대표는 문화상품 수출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한다. "’명성황후’를 본 미국인이 일제 자동차에 저를 태우게 된 것을 상당히 미안하게 생각하더군요.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되면 우리 상품에 대한 호감 역시 따라서 높아집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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