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사와 가츠지(海老澤勝二·70·사진) NHK 회장이 마침내 사임의사를 밝혔다.
에비사와 회장은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2005년도 예산과 사업계획을 마무리지은 단계에 스스로의 처신을 결정해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NHK 내부에서는 사실상의 사임 표명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일본 신문들도 7일 일제히 NHK 예산의 국회 심의절차가 끝나는 3월에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해 인기프로그램의 담당 프로듀서가 외주 제작비를 리베이트 형식으로 받아 착복한 혐의로 구속되고, 해외특파원이 취재비를 과다 계상하는 등의 공금유용 비리가 잇달아 폭로돼 신뢰도가 급락했다.
이에 대해 에비사와 회장이 세 차례나 사죄했지만 7~11월 시청료 납부 거부 건수가 11만 3,000건을 넘어섰다.
NHK 노조도 사상 처음으로 회장 사임을 요구하는 등 사회적 비난이 가라앉지 않아 순조로운 국회 예산 심의를 위해 에비사와 회장이 미리 사임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7년부터 3년 임기의 NHK 회장을 세 차례 연임하고 있는 에비사와 회장은 위성방송, 인터넷·휴대전화 방송 등 NHK 사업 확대노선을 주도해왔다. 오랜 정치부 기자 시절 쌓은 정·재계 인맥에 힘입어 장기집권하며 독선적 경영을 한다는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후임 회장은 외부 인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NHK 경영에 감사·조언 기능을 가진 NHK경영위원회는 독립 상설사무국을 설치해 NHK 내부 자료와 정보의 감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NHK 비리와 회장 사임표명은 정보·통신과 융합해 점점 비대해지는 공영방송의 윤리와 외부 감시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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