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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무료잡지 '지금 여기 서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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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무료잡지 '지금 여기 서울' 발행

입력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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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만 있을 때는 자꾸 어디론가 가고 싶다. 그런데 그 어딘가로 가면 금세 서울이 그리워진다. 서울의 활기 때문이리라. 서울에 살고 있을 때는 서울을 미워한다. 서울은 떠나 있을 때 오히려 그리운 곳이다. 서울의 역동성 때문이리라."(소설가 신경숙)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촌)이 2월부터 격월간으로 발행할 예정인 ‘지금 여기 서울’ 창간준비호가 이제하 신경숙 반칠환 박성원씨 등 문화예술인 8명이 서울에서 살며 느낀 단상을 실었다.

50년 넘게 서울에서 살고 있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제하씨는 "한강이 흐르고, 그 강이 심상치 않게 아름답다는 것을 상경한 지 30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는 "세계 어디서도 유례가 드물게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쳐진 서울을 제대로 알고 소중히 여기자"고 말했다.

건축가 서윤영씨는 20년 전 살았던 시민아파트의 추억을 떠올렸다. 모든 집이 현관문을 열어둘 정도로 이웃과 가깝게 지냈던 시절이다. 당시 여중생이던 서씨는 이웃집 대학생을 짝사랑하고 귀여운 스토킹까지 하면서 느꼈던 짜릿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한 세대의 봉사 끝에 이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철거될 그 서민아파트는 진정 아름다운 건축물이었다"고 회상했다.

시인 반칠환씨는 "서울은 뾰족하고 딱딱한 것 투성이"라며 "샛강을 살리고 공원을 만들면서 훈훈한 문화의 입김으로 엄마의 젖가슴처럼 말랑말랑한 공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5,000부가 발행돼 무료배포되는 이 잡지는 앞으로 문화예술인과 외국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이 체험하고 감동받은 서울의 삶과 풍경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유인촌 대표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선 거칠고 척박한 서울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새벽이슬처럼, 소중한 문화예술의 싹을 틔우는 마음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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