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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나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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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나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

입력
2005.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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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잔인한 폭군이다. 어김없이 흐르고 어김없이 돌아온다. 오늘 뜨는 해가 어제와 다를 리 없다. 2004년 12월31일과 2005년 1월1일은 똑같은 하루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간을 잘라내고 경계지어 전혀 다른 날로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언제나 낯설고 새로운 의미로 채워진 순간을 열망한다.

사람들이 부를 좇는 것도 궁극적으론 ‘특별한 시간’을 얻기 위해서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충분한 재화로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시간을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명예와 권력도 마찬가지다. 뭇사람이 자기를 선망하고 우러르는 그 지점에 설 때, 시간은 일상에서 벗어나 긴장과 흥분속으로 흘러간다. 그 시간은 여느 시간과 달리 분명 매혹적이다.

시간은 무상하고 허망한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 속에서도 빛나고 설레는 순간들을 누리며 허망함을 잊는다. 시간은 우리주변에 널려 있지만, 스스로 복되다고 느끼는 ‘특별한 시간’은 흔하지 않다. 잘 입고 잘 먹는다고 잘 사는 게 아니다. 멋진 시간을 많이 누리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다.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시간이 없다면 손에 억만금이 있더라도 헛것이다.

음악인들이 음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음악을 통해 낯설고 새로운 느낌으로 가득찬 창조적 시간을 얻고자 한다. 이런 자의식이 없는 사람은 음악인이 아니라, 쇼 엔터테이너일 뿐이다. 단순한 음악적 재주만을 훈련받은 쇼 엔터테이너들은 시간을 즐겁게‘죽여줄’뿐, 시간을 의미 있는 어떤 것으로 재창조하지 못한다. 요절 시인 기형도는 노래했다.‘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살아있으라, 누구든 살아있으라’. 빈부귀천을 떠나 주어진 시간은 평등하다. 우리 모두 ‘위대한 혼자’이므로 누려야 할 시간들도 모두 각별하다. 올 한해 모두 복되고 멋진 시간을 찾아가는 나날이 되시길.

이주엽·음반기획사 JN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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