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이동이 전면 자율화 된지 닷새 만에 이동통신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텔레콤이 SK텔레콤을 비난하는 신문 광고를 이틀 연속 내보낸 가운데, 이통사간 ‘클린 마케팅’ 약속도 깨질 위기에 처했다.
5일 번호이동관리센터에 따르면 1일부터 5일 오후 2시까지 총 6만200여명이 휴대폰 서비스 업체를 바꾸면서 업체간 희비도 엇갈렸다. 이 기간 동안 SK텔레콤은 1만6,500명, KTF는 6,230명의 번호이동가입자가 늘어났지만, LG텔레콤은 2만2,700명이 줄었다. 하루 평균 5,000명 꼴로 가입자가 이탈한 셈이다.
지난해 말 ‘600만 가입자 달성’에 고무돼 있던 LG텔레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G텔레콤측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 정도의 이탈 러시는 불가능하다"며 SK텔레콤의 탈법 영업 의혹을 제기하는 광고를 4일과 5일 일간지에 전면 게재했다.
LG텔레콤은 또 ‘SK텔레콤이 지난달 15일부터 말일까지 전국에서 조직적인 예약가입과 기업체 특판을 벌여 4만여명의 번호이동 고객을 미리 확보했다’는 내용의 신고장도 이날 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LG텔레콤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며 "과도한 보조금 지급 등 법규에 어긋나는 행위는 일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LG텔레콤과 SK텔레콤간 불법 공방이 계속되면서 이통사들간 클린 마케팅 약속도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이 4일 오전 대리점당 100명씩 번호이동가입자 한도(쿼터)를 주는 방식으로 번호이동규모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다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로 철회했고, LG텔레콤 일부 매장은 ‘초저가폰’ 판매를 내걸었다 급히 철수하기도 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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