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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세상읽기/ 알고보면 쉬운 수학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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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세상읽기/ 알고보면 쉬운 수학용어

입력
2005.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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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수학에 나오는 사각형의 한 종류인 ‘마름모’가 식물의 이름 ‘마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마름은 연못이나 늪에서 자라는 일년초이다. 마름모는 네 변의 길이가 같은 사각형을 말하는데, 마름의 모양을 보면 약간 차이는 있지만 마름모와 비슷해 보인다.

대부분의 성인들에게 수학 공부는 일종의 악몽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수학은 추상성이 강해 쉽게 가까워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수학과 친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수학 용어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도 한 원인을 제공한다. 수학은 용어를 통해 전개되므로 수학 용어는 수학적 사고의 시발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해한 내용을 머리 속에서 정리할 때에도 수학 용어를 동원하므로 수학 용어는 학습의 종착점이 되기도 한다.

수학 용어 중에는 쉬운 한글 표현을 사용해 용어 자체로서 그 뜻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부채꼴은 부채를 연상하면 그 모양을 쉽게 떠올릴 수 있고, 사다리 모양인 사다리꼴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사물의 모양과 연관 지어 수학 용어를 익히면 기억하기가 쉽다. 하지만 문제가 없지도 않다. 예를 들어 그림의 부채꼴(2)과 같이 중심각이 180°보다 큰 도형을 부채꼴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사다리꼴(2)과 같이 아래 보다 위가 더 넓은 도형을 사다리꼴이라고 간주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수학에서 수를 나타낼 때 대부분 자연수는 N, 정수는 Z, 유리수는 Q를 사용한다. 자연수는 용어 그대로 자연스러운 수이므로 Natural number에서 N으로 표시한다. 자연수와 0뿐 아니라 -1, -2와 같은 음수를 포함하는 정수는 Z로 표기하는데, 독일어로 수를 나타내는 Zahlen의 앞 자를 딴 것이다. 한편 유리수는 두 수의 비, 혹은 분수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몫을 의미하는 Quotient에서 Q를 사용한다.

원뿔에서 옆선을 모선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그럴 듯한 이유가 있다. 모선의 한 끝 점을 중심으로 하여 공간에서 회전시키면 원뿔이 생성된다. 즉 모선(母線)은 원뿔을 만드는 모태가 되기 때문에 ‘모(母·어머니)’의 의미와 잘 어울린다. 이처럼 처음 수학 용어를 만든 사람이 어떤 사고를 했는지 그 이면의 아이디어를 더듬어 간다면 수학이 훨씬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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