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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309>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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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309> 지브란

입력
2005.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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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년 1월6일 문필가 겸 화가 칼릴 지브란이 레바논 북부 베샤르에서 태어났다. 1931년 뉴욕에서 졸(卒). 지브란은 아랍권 문인으로서 아마 전세계에 가장 많은 독자를 지닌 사람일 것이다. 그것은 물론 그가 아랍어로만이 아니라 영어로도 글을 썼다는 점에도 부분적으로 신세지고 있을 것이다. 미국으로의 이민과 역이민, 파리 체류와 유럽 각지로의 여행 등으로 성장기와 청년기를 보낸 지브란은 27세 때인 1910년 뉴욕에 영주 정착했다. 그는 그 뒤 그리니치빌리지에서 독신으로 살며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지만, 오스만제국에 맞선 조국 레바논의 독립운동을 정신적으로 지원하는 데도 열심이었다.

지브란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것은 아랍어로 쓴 소설 ‘부러진 날개’(1912)다. 두 젊은이의 순정한 사랑이 파멸하는 과정을 아랍세계의 사회·종교적 모순의 맥락에 배치한 이 작품은 즉각 여러 언어로 번역돼 지브란의 열광적 팬덤(fand om)을 만들어냈고, 영화와 연극으로도 각색되었다. 그 뒤 얼마간 지브란이 쓴 작품들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923년에 출간된 산문시 ‘예언자’는 다시 한 번 지브란의 명성을 정점으로 밀어올렸다.

‘예언자’를 이루는 텍스트에 지브란이 처음 달려든 것은 스무 살이 막 넘어서였다. 그는 그 뒤 20여년 동안 아랍어 초고를 손수 영어로 옮겨가며 이 텍스트에 매달려 세기의 베스트셀러를 완성해냈다. 그 구성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에서 무스타파라는 인물은 사랑, 결혼, 노동, 우정, 믿음 등 삶의 근본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교한다. 죽기 다섯 해 전에 출간한 아포리즘 모음 ‘모래와 거품’도 널리 읽힌 책이다. 지브란은 이 책에서 너, 나, 취(取)하기, 신, 사랑, 아름다움, 대지라는 일곱 개 주제에 대해 생각을 펼쳐보이고 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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