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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글로벌경제 3대 포인트/ (中) 유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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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글로벌경제 3대 포인트/ (中) 유가 향방은

입력
2005.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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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경제는 ‘3차 오일쇼크’ 입구에서 겨우 멈췄다. 10월 사상 초유의 배럴당 55달러를 돌파하며 지구촌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인플레)’ 직전 상황까지 몰고 갔던 고유가는 연말 이후 완만하나마 하향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적어도 작년 같은 ‘기름의 테러’는 올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고유가 구조 자체는 2005년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 1990년대와 같은 ‘20달러대의 저유가 시대’로는 상당기간, 혹은 영영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사라진 위험요인 = 일단 올해 세계경제는 작년만 못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5%에서 금년 4.3%로 낮춰 잡았다. 경제성장이 저하되면 그만큼 원유수요가 둔화하고 기름값도 내려간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금년 세계 원유 수요량이 지난해보다 겨우 1.8%( 8,174만→8,323만 배럴/일)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겨울철 날씨가 예상보다 춥지 않아 미국의 원유재고가 비교적 넉넉하다는 점, 비OPEC 산유국들이 기름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점,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등 중동정세가 작년보다는 좀 나아질 것이란 관측 등도 유가하락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 고유가 구조 = 지난해 기름값을 비정상적으로 치솟게 했던 변수들은 일부 제거됐지만 갈수록 단단해지는 고유가 구조 자체에 비하면 하락압력의 세기는 극히 미미하다. 한국은행 이주열 조사국장은 "달러약세와 중국경제의 성장, 산유국들의 고유가정책 등 기본 흐름을 보면 20달러 대의 저유가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약한 달러’는 고유가의 강력한 받침돌이다. 기름값이 달러화로 표시되는 한, 산유국들은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유가를 올려야 실질구매력이 유지된다. 달러가치 하락과 그 동안의 인플레를 감안하면 지금도 결코 ‘고유가’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산유국들의 기본 입장이다. 따라서 산유국들은 생산감축을 통해 유가가 일정 수준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유가하락이 본격화하자 지난달 10일 OPEC총회가 100만 배럴 감산결정을 내린 것은 ‘더 이상의 유가하락은 안 된다’는 산유국들의 강력한 의지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세계의 공장’들이 힘차게 가동되고 있는 점도 1990년대 저유가 체제와는 달라진 환경이다. 지난해 원유를 포함한 국제원자재가격 파동 배경에 중국의 ‘싹쓸이’가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 상당기간 7%이상 고성장을 구가할 중국 인도 등의 막대한 원유수요는 기름값 하락을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도 최신호에서 "2005년 원유가격의 최대변수는 중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수준은 2005년 유가는 작년보다 2~3달러 정도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다수견해다. 연초 블룸버그가 실시한 원유시장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올해 텍사스중질유(WTI) 평균유가는 2004년 평균값(41.4달러)보다 2달러 가량 낮은 배럴당 39달러로 전망됐다. 각 기관들이 전망하는 연평균 유가를 종합하면 ▦WTI 35~40달러 ▦브렌트유 33~37달러 ▦두바이유 30~33달러 등이다. 한은도 우리나라 원유도입 평균단가가 작년 36달러에서 금년 34달러로 2달러 가량 낮아질 것이란 전제하에 4%의 경제성장을 전망했다.

물론 만에 하나 세계 어느 곳에서든 또다시 대형테러가 벌어진다면 이 모든 가설은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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