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가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한국 축구지도자협의회(공동회장 김호 박종환 차경복)와 신문선 SBS해설위원이 주축이 된 축구발전연구소가 정몽준 현 회장에 대항할 후보를 내세울 움직임을 표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4일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축구협회 대의원 총회를 18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기회장 선거의 입후보자 등록기간은 13일까지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1993년부터 12년간 축구협회 수장을 맡아온 정몽준 현 회장. 97년 선거에서 축구인 출신 허승표씨를 경선으로 꺾고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은 단독 입후보한 2001년에 이어 이번에도 재임 중의 치적을 내세워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사실 2002년 월드컵 유치 및 4강 신화 달성, 축구센터 건립, 동아시아 대회 창설 등 정 회장의 공적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때문에 표 대결이 벌어지더라도 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모을 수 있다는 게 정 회장측의 판단이다.
하지만 반 MJ(정몽준 회장) 세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정 회장의 단독입후보를 저지한다는 방침 아래 회장 교체론을 주장하며 세확장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이 독선적으로 협회를 운영하고 불투명한 행정을 폈으며, 대표팀을 위해 프로축구 및 유소년 축구를 소외시켰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신문선 위원은 3일 "불가피하게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내가 직접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축구지도자협의회도 4일 축구협회에 ‘3대 공개질의서’를 보내 13일 이전 공개토론회 개최, 축구협회 세무조사, 축구협회의 법인화 추진 등 3개 항목에 대해 성실한 답변을 촉구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차경복 협의회 공동대표는 "지도자협의회가 질의한 3가지 항목에 대해 6일까지 성실한 답변을 해준다면 차기 축구협회 회장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범축구인’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 4월 국세청으로부터 모범납세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인정 받고 있으며 법인화 문제도 이번 대의원 총회에서 의결될 경우 상반기 중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협회는 열린 자세를 갖고 있으며 지금은 내달 대표팀의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두고 축구인들의 단결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축구협회장 선거 어떻게/ 27명 대의원총회 선출
대한체육회 51개 가맹 단체 중 가장 예산 규모가 큰 대한축구협회의 수장은 27명으로 구성된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되며 임기는 4년이다.
축구협회 대의원은 중앙대의원 5명, 각급 연맹회장 6명, 각 시·도협회장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회장으로 선출되려면 재적 과반수가 출석한 대의원총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만일 과반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경우에는 최다득표를 한 2명의 후보가 결선투표를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 결선 투표에서는 다득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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