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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부활의 노래/ 반갑다! 참게야 숭어야 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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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부활의 노래/ 반갑다! 참게야 숭어야 끄리야

입력
2005.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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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제1지류인 안양천이 되살아나고 있다. 공장폐수와 분뇨의 무단방출로 생명이 살 수 없는 정도인 7급수로 전락했던 하천 수질이 1999년부터 진행된 안양천 살리기 운동으로 최근 4급수로 격상했다. 덕분에 안양천은 한강 밤섬에 머무는 겨울 철새들의 풍성한 먹이원이 되고 있고, 하천 출발점인 경기 의왕시 백운저수지와 학의천 등 상류에서는 2급수 이상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참게와 숭어가 발견됐다. 불법투기 쓰레기와 폐기물의 악취로 코를 막고서야 지날 수 있었던 총연장 35.1㎞의 하천 둔치는 자전거도로와 체육시설이 갖춰진 시민 휴식공간으로 부활했다.

◆ 2006년에는 3급수로 ‘업그레이드’= 안양천의 수질이 개선된 이후 참게 붕어 버들치 끄리 모래무지 미꾸리 메기 등 모두 17종의 어류가 발견되고 있다. 특히 잉어과 육식어류인 끄리의 발견은 죽음의 하천이었던 안양천에 먹이사슬이 살아난 것을 의미한다. 폐기물로 덮였던 수초 사이에서는 각종 양서류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천연기념물 323호 황조롱이를 비롯해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흰죽지오리 등이 안양천으로 먹이를 찾아 날아오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안양천에서 볼 수 없었던 귀중한 생명의 ‘이름표’ 들이다.

안양천 유역에는 서울시 구로구 금천구 등 총 14개의 자치단체가 인접해 있다. 이들 지자체들이 안양천살리기협의회를 꾸리고 본격적으로 안양천 살리기에 나선 것은 1999년 봄. 협의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안양천으로 생명을 회귀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지류가 지나는 지자체들의 하수처리장 신설을 독려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들었다" 며 "2003년 안양시가 2개의 하수처리장을 만든 이후에는 실지렁이밖에 볼 수 없었던 안양천에서 붕어 잉어 산천어들을 목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안양천 수질은 1리터당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평균 5.9~11.6ppm으로 4급수로 확인됐으며 일부 지역의 경우 3급수를 상회하는 2.1~3.3ppm을 나타내기도 했다. 1997년에 평균 81.2ppm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놀랍다. 한강의 다른 지천인 탄천의 수질이 평균 17.4ppm이고 중랑천이 5.1~8.3ppm, 뚝섬 앞 한강변이 3.0ppm인 것과 비교해도 안양천의 정화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안양천살리기협의회 관계자는 "2006년 부천시 역곡 하수처리장이 준공되면 도림천의 수질 개선으로 안양천 전 구간의 수질이 3급수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자치구들 수변환경 가꾸기 총력 = 수질 개선으로 자연 회귀가 이뤄져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져있다면 진정한 생태하천의 부활로 볼 수 없다. 안양천변 각 자치구는 체육시설과 보도 및 육교 등을 새로 개설해 한강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서울시민들의 여가공간 분산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영등포구와 구로구는 주택가에서 안양천 둔치로 바로 연결되는 진입 육교들을 건설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문래동 양평동 주민들의 안양천 둔치 체육시설 이용을 돕기 위해 서부간선도로를 건너는 보행육교 3개도 신설할 계획이다. 이 육교들은 각각 신정교와 오목교, 오목교와 목동교, 목동교와 양평교 사이 구간에 설치된다. 구로구도 지난해말 신도림동과 둔치를 잇는 폭 4c 높이 5c 연장 41.07c의 ‘웰빙육교’ 를 준공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그동안 철도와 간선도로 때문에 안양천 둔치를 이용하지 못했던 지역 주민들이 손쉽게 안양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양천의 부활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아직도 많다. 장마철을 제외하고 일년 내내 바닥이 드러나있는 도림천, 간선도로변의 미세먼지, 부실한 환경감시 등이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역곡 하수처리장이 준공되면 경기 시흥시와 부천시에서 대책없이 유입되던 하수가 원천봉쇄돼 안양천의 수질이 눈에 띄게 달라지겠지만 다른 지천보다 수량이 부족한 편이어서 갈수기 환경 관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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