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총리의 제청권 행사, 노무현 대통령의 교체 사유 설명, 국면전환 차원 가미 등이다. 노 대통령은 그 동안 "분위기 쇄신이나 국면 전환을 위한 개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으나 이번 개각은 집권 3년차를 맞으면서 분위기 쇄신을 고려한 측면이 엿보인다.
◆ 두드러진 총리의 제청권 행사 =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4일 "이해찬 총리의 제청권 행사는 어떤 총리보다 진지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최근 세 차례 대통령이나 청와대측과 인사 협의를 했으며 새 장관 모두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하진 여성부장관이나 열린우리당 출신의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이 총리가 추천한 인사"라며 "오영교 행자부 장관도 총리가 잘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부총리에 대해서는 같은 화공과 교수 출신인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천거했다는 얘기도 있다.
◆ "장관 임기는 2년" =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물러나는 장관들의 교체 사유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장관 임기 2년’ ‘장관 2회 역임’ 원칙과 ‘국민 정서’를 나름의 기준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2년쯤 하면 아이디어도 써먹을 만큼 써먹게 되고 열정도 조금 식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면서 행자부, 여성부, 법제처에 대해 이 기준을 적용했음을 밝혔다. 그는 교육부총리 교체에 대해 "열심히 했지만 항상 바람이 세고 시끄러운 곳이 있는데 그런 곳에는 희생양을 준비해두기도 하고 국민 정서를 달래야 할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장관 교체에 대해서는 "쌀 협상하고 나면 농림장관 쫓아내라고 해서 시끄러울 줄 알고 인사 계획을 세웠는데 결과가 조용해 취소할까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 때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승우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서는 "장관을 두 번 했으니 이제 자리를 내놓죠"라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 땜질 개각에서 중폭개각으로 = 노 대통령은 지난 연말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송년 만찬 때 "개각은 땜질하듯 소폭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각 대상은 2~3개 부처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6개 부처로 늘어났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해찬 총리와 3개 부처 장관을 임명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개 장관 1, 2명씩 만 교체해왔다.
◆ 지역ㆍ학교 등 균형 인사 여부 = 새로 기용된 장관 6명의 지역은 충청 2명, 부산·경남 2명, 전남 1명, 서울 1명 등이다. 충청 배려는 신행정수도건설 무산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무위원 전체의 지역 비율은 부산·경남 4명, 대구·경북 4명, 호남 5명, 충청 4명으로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또 오영교 행자부장관은 유일한 고려대 출신 장관이다.
장하진 여성부장관은 유일한 여성 국무위원이 됐고, 김선욱 법제처장은 최초의 여성 법체처장이 됐다.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인 박홍수 의원의 기용으로 이 총리,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복지, 정동채 문화부 장관을 포함해 정치인 장관이 모두 5명으로 늘어났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