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3G) 이동통신의 뒤를 잇는 ‘차차세대 이동통신’의 국제 표준을 놓고 한국과 유럽이 선두 경쟁을 벌여온 가운데, 일본이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해 ‘3파전’을 벌이게 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NTT도코모는 최근 영국 보다폰, 중국 차이나모바일, 미국 싱귤러 등 이동통신 사업자와 독일 지멘스, 일본 NEC, 프랑스 알카텔을 끌어들여 ‘수퍼 3G’ 협력체를 구성하고 같은 이름의 4세대 이통 표준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수퍼 3G’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으로 대표되는 3세대 이동통신을 확장·발전시킨 기술로, 기존 3세대 장비를 교체하지 않고도 4세대급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NTT도코모는 3G 서비스 구축을 위해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했다"며 "수익성 강화를 위해 기왕의 3G 인프라를 가능한 오래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가 수퍼 3G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드는 비용은 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반면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4G 포럼’과 유럽의 ‘WWRF’(Wireless World Research Forum)는 수퍼 3G를 뛰어넘는 본격적인 4세대 기술을 표방하면서 상반된 이해관계를 드러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3세대를 건너뛰고 4세대로 가자는 논의가 활발하기 때문.
수퍼 3G가 초당 30~100메가비트(Mbps)라는 애매한 데이터 전송능력을 제시한데 반해, 4G 포럼의 기술 표준은 ‘100Mbps’가 목표다. 1Mbps의 전송 속도면 고화질의 양방향 화상전화가 가능하고, 100Mbps 급에 이르면 별도의 방송 수신 칩 없이도 다채널 디지털 TV를 볼 수 있다.
WWRF 역시 3세대 이통 기술의 보급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가 막대한 투자비에 비해 낮은 데이터 전송 능력(초당 0.4Mbps) 때문이라고 보고, "2010년 상용화할 4세대 이통 기술에서는 100Mbps급의 성능을 실현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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