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슬픈연가’(극본 이성은, 연출 유철용)가 5일부터 MBC 수목드라마로 시청자 곁을 찾는다. 김희선 송승헌 권상우로 이어지는 스타 캐스팅과 제작비 70억원, 한달간의 뉴욕 로케이션 등으로 화제가 됐지만 주연 배우인 송승헌이 병역비리에 연루돼 캐스팅에서 제외되는 소동을 빚은 ‘슬픈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 4가지 감상 포인트로 들여다봤다.
# 김희선 시각장애인 연기변신
1993년 데뷔 이래 ‘연기력 부족’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김희선은 시각장애인 혜인역을 맡아 변신에 나섰다. 3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슬픈연가’ 제작발표회장에서 그는 "뉴욕에서 촬영하며 복지 시설에 가서 시각장애인을 관찰했는데 시각장애인이라고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 그걸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눈 깜박 거리면 안 되는 건 그래도 힘들었어요." 그러나 톡톡 튀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연기자가 그런 캐릭터만 가지고 연기할 수는 없다. 이제 연기 변신이 필요한 거 같다"고 자인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 하게 됐는데 감독님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부족한 부분은) 많이 고쳤고 모니터도 해가면서 촬영했어요."
# 송승헌 아닌 연정훈의 ‘건우’
"송승헌을 염두에 두고 쓴 대사나 상황 설정을 하나도 고치지 않았지만 연정훈은 ‘송승헌의 건우’와는 다른,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진화하는 건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슬픈연가’ 이성은 작가의 평가다.
그러나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마지막 날 하루 빼곤 한달 동안 매일 철야 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지낸" 연정훈은 정작 그런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었다. "마지막으로 ‘슬픈연가’에 합류했는데 뉴욕 가기 전에 감독, 작가님이랑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나름대로 이런 캐릭터를 언젠가는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 몰랐어요." 그는 제작진의 설명대로 송승헌 대타 수준이 아닌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할 수 있을까?
# 드라마의 중심에 선 음악
‘슬픈연가’는 혜인이 시각장애를 딛고 가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음악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준영(권상우)과 음반제작자 건우 사이에서 아파하는 사랑을 그린 ‘순애보’. 자연히 음악의 비중이 다른 어떤 드라마보다 크다. "싱그럽고 얼굴 잘나오면 좋은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이번엔 눈 주름 개의치 않고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다"는 권상우는 "음악 천재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음악 과외까지 받고 있다는 김희선은 "가수 윤건과 3인조 그룹 ‘바이브’가 작사·작곡 해준 노래를 극중에서 부르고 ‘슬픈연가 OST’에도 참가하게 됐다"며 ‘가수 데뷔’를 알렸다.
# 기대만큼 亞 열광시킬까
지난해 11월 일본 드라마 판권 수입업체인 코판에 48억원을 받고 수출된 ‘슬픈연가’가 ‘겨울연가’ 못지 않은 한류상품이 될지도 관심사. 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은 12월에는 서울 창동 민자역사에 500평 규모의 ‘슬픈연가’ 테마몰을 설치하고 캘린더를 비롯해 각종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등 부가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그에 앞서 ‘애절한 사랑’ ‘사나이의 진한 우정’ ‘예술가의 치열한 삶’ 같은 진부한 소재를 멜로물의 전형적인 틀에 담은 ‘슬픈연가’가 국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어낼 수 있을지가 숙제로 남아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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