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부 재벌의 활발한 주식 증여와 주가 상승으로 국내 재벌 2, 3세의 주식재산이 크게 늘었다.
3일 재벌 계열 상장·등록법인의 분기보고서와 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정지선(33)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등록법인 주식평가액은 2003년 말 547억원에서 지난해 말 1,205억원으로 658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달 부친 정몽근 회장에게서 현대백화점 지분을 증여 받은 정 부회장은 지분율을 15.72%로 늘리며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김준기 동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30)씨도 주식 매입과 주가상승으로 2003년 말 61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지난해 말 1,207억원으로 591억원 늘었다. 최근 구본무 LG 회장의 양자로 입적된 구광모(27)씨의 주식평가액도 59억원에서 475억원으로 1년 새 416억원 증가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부사장은 2,641억원에서 2,956억원으로 315억원 늘었고, 박성용 금호 명예회장의 장남 박재영(35)씨도 지난해 금호석유 주식을 매입한데다 주가 급등으로 전년 말 60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208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장형진 영풍 회장의 장남 장세준(31)씨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 조현식(35) 부사장은 주가 상승만으로 주식평가액이 1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반면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37) 부사장은 지난해 두 동생과 함께 효성 주식을 적극 매입했으나 주가가 떨어져 주식평가액은 전년 말 244억원에서 271억원으로 2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삼성전자 이재용(37) 상무보는 삼성전자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한데다 지분변동도 없어 주식평가액이 전년 말 4,337억원에서 4,332억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보유 주식이 대부분 비상장·등록 종목인 현대차 정의선(35) 부사장의 주식평가액도 변동이 미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