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천정배 전 원내대표의 후속타자는 누구일까. 당 안팎의 관심은 높지만 잔여임기가 4개월에 불과하고 당 내홍이 최악인 상황인 탓인지 선뜻 나서겠다는 의원들은 의외로 적다.
우선 짧은 임기가 문제다. 당규 상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작년 5월 경선에서 뽑힌 천 전 원내대표의 남은 임기인 4개월뿐이다. 이런 이유로 당 일각에서는 4개월 후 합의 추대로 1년을 더 보장하자는 방안과 아예 1년 임기로 새로 뽑는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인물난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는 새 원내대표가 떠맡아야 할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국보법 폐지를 관철하지 못해 전임자가 물러난 마당에 2월 임시국회에서 야당과의 원만한 협상을 통해서 이를 관철해낸다는 보장도 없고 대체입법과 같은 우회로를 찾으려 해도 당내 강경파의 반발이 뻔한 실정이다.
그래도 각 계파는 이번 선거가 4월 전당대회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고 유력후보를 물색 중이다. 당권파에서는 김한길 정세균 의원이 거론된다. 김 의원과 정 의원은 물밑 접촉을 통한 후보 단일화가 유력하다. 특별한 계보 색채가 없고 친화력이 뛰어난 배기선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배의원은 당권파나 재야파 양쪽에서 손을 내밀고 있으나 국보법 대체입법을 주장한 사실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예측불허다. 전대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문희상 장영달 의원의 선회 가능성도 나돈다.
새 원내대표가 부담만 있는 자리는 아니다. 당의 투톱인 의장 궐위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남은 3대입법 처리에 수완을 보이고 새로 구성될 비대위와 함께 당을 잘 추스린다면 차기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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