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무중력 상태에서 동물들의 모습을 연구하기 위해 벌과 나비, 새들을 우주선에 태워 데리고 갔다. 그런데 실험도 하기 전에 새들이 모두 굶어죽고 말았다. 그 얘기를 듣던 중 나는 "아니, 새 먹이도 안 가져갔단 말이야?" 하고 되물었다.
말을 해주던 친구는 그게 아니라고 했다. "자네 강소천 선생의 ‘병아리’라는 동시 아나?" "아니, 잘 모르겠는데." "모르기는 왜 몰라.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구름 한 번 쳐다보고." "아, 그거야 알지. 그걸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러면 병아리가 왜 물 한 모금 먹을 때마다 하늘 쳐다보는지 알아?" "사람처럼 그냥은 못 마시니까 그런 것 아냐?" "그래.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때 입 속의 물이 저절로 내려가라고."
우주로 데리고 간 새들이 모두 굶어죽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했다. 우주 공간엔 중력이 없어 새들이 아무리 고개를 쳐들어도 물도 먹이도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걸 왜 미리 생각하지 못했을까. 친구 말로는 미국 과학자들이 어릴 때 우리처럼 강소천 선생의 동시를 읽지 않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