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가 발생한지 8일째인 3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아체 주 인근에서 어부 한명이 구조되는 등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이들의 사연이 소개되고 있다.
반다아체에 거주하는 어부 텡쿠 소피안(24)은 이날 해변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의 전복된 배 밑에서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지진·해일이 몰아친 구랍 26일 이후 일주일만이다. 그가 구조되자 될 수 있으면 빨리 구조작업을 중단하려던 피해국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인도 해안마을에서는 충견(忠犬) 누렁이가 주인집 아이의 목숨을 살렸다. 남부 폰디체리 인근 마을에 사는 남자 어린이 디나카란(7)은 해일이 다가오자 동생 2명을 양팔에 안고 언덕쪽으로 뛰어간 엄마와 헤어져 해변에서 4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족용 오두막으로 피신했다. 해일이 덮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위험한 장소였다.
그러나 해일이 도달하기 바로 직전 누렁이가 다나카란을 이 곳에서 끌어냈고 함께 언덕쪽으로 달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것도 모르고 통곡하던 어머니 상기타(24·여)는 누령이와 함께 아들이 살아서 나타나자 다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태국 푸켓에서도 똘똘한 초등학교 여학생 틸리 스미스(10·영국)가 가족과 관광객 100여명을 살렸다고 영국 더 선이 1일 보도했다. 틸리는 지진해일이 몰아쳤던 이날 해변에서 놀다가 우연히 바닷물이 썰물처럼 빠지는 것을 목격했다. 순간 수업시간에 배웠던 것을 생각해낸 틸리는 아빠에게 "몇 분 내에 해일이 몰려 올 것"이라고 설명했고, 아빠가 이 사실을 호텔 직원에게 전달해 관광객을 모두 피신시킬 수 있었다. 틸리 덕분에 이 곳에서는 해일로 인한 사상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장학만기자local@hk.co.kr 외신=종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